PDF와 HTML의 차이가 뭘까요? 제 생각에는 이렇습니다.

1) PDF는 연속적인 페이지 개념을 갖고 있지만, HTML은 그렇지 않다.

2) PDF는 페이지 크기의 개념을 갖고 있지만, HTML은 그렇지 않다.

3) PDF 뷰어는 벡터 포맷의 그림을 처리할 수 있지만, HTML 브라우저는 그렇지 못하거나 아주 제한적이다.

1)과 2)가 갖는 차이가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실은 꽤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즉 일정한 크기로 되어 있는 페이지의 연속물은 대개 "책" 또는 그와 유사한 것들 (인쇄하든 안 하든)로 간주됩니다.

그런데 HTML를 책으로 볼 수 있을까요?

"PDF는 스타일 언어이고 HTML는 구조 언어이다"라고 말하기도 하더군요.

좌우지간 이 차이는 이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1) 차례, 그림 차례, 표 차례: HTML에서 만들 수 있을까요? 당연히 만들 수 있지요. 날코딩하면 됩니다.

2) 색인: 이것도 못 만들 것 없지요. 날코딩하면 됩니다. (HTML 색인 전문 소프트웨어도 있는가 보더군요.)

3) 면주: 다행히 이것은 HTML에 필요 없지요. 페이지 개념이 없으니까요.  하지만 대신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LaTeX2HTML이나 TeX4HT는 친절하게도 네비게이션 버튼을 달아주지만... 이런 장치가 없으면 차례 페이지로 도로 넘어가야 합니다.

HTML이 구조 언어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책 "의 개념을 갖고 있지 않으므로, 책과 같은 구성 요소를 모두 만들어주는 방법들이 통합적으로 개발되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애시당초 "책"이 아니라 정보나 데이터의 교환을 목적으로 HTML이 만들어진 것이므로 그에 맞게 써야지, 책을 대체하겠다는 발상은, 짐작컨대 책이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갖게 된 믿음 같습니다.

HTML 버리고 PDF만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