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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burial

(그냥 취미삼아) 어제부로 TeX를 받아서 조금씩 익혀 보려 하고 있는 학습지 출판사 편집자입니다. TeX 샘플 등을 받아서 열어 보면서 문법이나 조금씩 짐작해 가는 중이니 말 그대로 novice지만, 얼굴 도장 찍을 겸 출판 프로세스도 명확히 할 겸하여 몇 자 적습니다. 첫째는, 적어도 초창기 출판에 있어서는, 글 쓰신 메타 님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얘기입니다.

 

QuarkXpress나 Indesign은 기본적으로 활판 인쇄나 사진 식자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DTP가 등장하기 전에는, 텍스트를 종이에 인쇄한 다음에 사진과 함께 오려붙이거나 / 자리를 잡아 두고 정확히 그 위치에 그 크기로 들어가도록 조판자에게 지시를 낸 후 빈 자리에 사진이나 그림을 잘라 얹는 방식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DTP 프로그램은 이 사람들의 작업 방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모든 것을 상자 위주로 처리합니다. 전체 페이지 마스터 디자인 만들고, 박스로 텍스트 자리 만든 후에 텍스트를 복사하여 붙이고, 그림도 상자 만들어서 그 안에 place 합니다.

디자인이나 레이아웃을 먼저 보는 프로그램들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프로그램과 서체 파일을 갖추지 못한 플랫폼에서는 내용 수정이 쉽지 않습니다. 굉장히 무거운 조판 프로그램에, 정확히 같은 서체를 지정하여 넣어 두고 구동해야(물론 표준 패키지 파일만 쓰면 되지만 그런 경우가 또 많지가 않습니다.) 수정이 가능하고, 그러다보니 그냥 종이 뽑아서 proofreading하고 그 종이-아까紙를 들고 손으로 짚어 가며 수정하는 게 차라리 빠릅니다..

제가 봤을 때 TeX의 장점은 여기 있는 것 같습니다. TeX 파일의 경우 문서 흐름이 소스 파일 안에 보존이 되어 있고, 대부분이 태그로 되어 있어 대강 모양을 짐작할 수가 있게 되어 있습니다(악보 파일은 열어보니 안구에 습기가 차올랐습니다만.). 텍스트 에디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소스 상태에서의 proof-reading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점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복잡한 layout을 하면서 코드가 너절해지면 그 역시 골치아파질 것입니다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열차카페 피씨방에 동전 넣고 메모장 열어서라도 수정이 된다는 점에서 ubiquity가 높고, 그 때문에 좋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amiracle님의 의견도 흥미로워 한 가지 첨언하자면, data의 universal함입니다.

 

극단적인 예로 수식 데이터의 변용성을 들자면, 윗첨자 따로 아랫첨자 따로 입력해 놓고 박스위치 옮겨 가며 수식을 조판 툴로 “그린” 데이터와, 코드화된 TeX 데이터 사이의 가치 차이는 명백합니다(rule을 잘 짜면  MathML 등의 수식 언어로 바로 변환되어 어떤 웹브라우저로도 볼 수 있는 데이터와, PDF 만들어서 확대 - JPG 캡쳐밖에 안 되는 그림과의 차이랄까요.). Bibliography만 해도, 어떤 부분이 색인이고 어떤 부분이 각주라는 것이 명확한 텍스트 코드로 만들어져 있다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즉, bare한 text 코드로 힘들게 입력한 만큼, 그 텍스트는 태그화가 잘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어떤 형태의 데이터가 되었건 몇 가지 rule만 가지고 컨버터 짜서 DB로 변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Citation standard만 지킨다면 TeX 파일 모음에서 바로 인용 지수 indexing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수식이나 그래프 같은 자료의 경우 SVG 렌더러 짜서 이미지는 이미지대로 뽑고, 수식은 또 수식대로 metadata에 넣어 rich한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 다니는 데 말고도 학습지 출판사들이 Data를 어떻게 e-book화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들 이런 연구(기존 데이터 변환/태깅을 통한 재사용)를 조금씩들 해 보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초중고생들 뭐 하는데 디자인만큼 중요한 게 없는 세상이라, 예쁜 모양을 그리는 데 치중하다 보면 TeX 조판은 원래 논의 외 물건일 수밖에 없습니다만, 지금 돌이켜 보면 여러가지 면에서 TeX가 흥미로운 포맷인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첫 글인데 주절주절 말이 많았습니다. 학습서 회사다 보니 회사가 TeX로 옮길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만, 앞으로도 조금씩 익혀 보고, 그 과정에서 도움 얻어 보려 떡밥 삼아 좀 길게 써 보았습니다(너무 뻔한 얘기라 역효과려나요.. ㅎ).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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