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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글 TeX의 수명이 긴 이유 그리고 널리 쓰이지 않는 이유
2010.06.02 09:30
독립된 글로 생각을 정리해달라는 도은이 아빠님의 말씀이 있어서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서 올립니다. 편의를 위해서 반말투를 쓰겠습니다.
1. 머리말
과학기술분야에서 논문을 처음으로 써보는 사람들은 (La)TeX과 관련해서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상황에 부딛혔을 때 가장 많은 도움을 주는 커뮤너티가 김강수(도은이 아빠)님의 ktug.or.kr 싸이트일 것이다. 그곳에서 활동하면서 도움을 주시는 분들에게 일단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 글은 TeX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글이다.
2. TeX 과 조판 시스템
TeX은 원래 조판 시스템이다. 조판시스템이라 함은 원래 저자가 쓰는 도구가 아니다. 저자가 원고를 완성하면 다음으로 출판사의 편집자가 교정 편집을 하고, 도판이나 사진들이 완전히 준비된 뒤, 최종적으로 조판사(북디자이너)가 판면을 만드는 일이 조판이다. 옛날의 활판인쇄에서는 이러한 조판을 수동으로 했는데, 요즘은 조판사라는 명칭대신 북디자이너라는 용어를 주로 쓰고 인디자인같은 조판용 프로그램으로 처리한다.
그런데 가끔가다 TeX 예찬론자들은 워드프로세서에 대한 TeX의 강점을 주장하며, TeX이 저자로 하여금 글쓰기에 집중하게 한다고 이야기하나, 이는 완전히 헛소리이다.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할 때보다 TeX을 사용할 때 저자가 내용에 더 집중한다면 그 저자는 뇌구조가 특이한 사람이다. TeX은 조판 프로그램이고, 조판이라는 과정 자체가 원래 독자들에게 보여지는 형식에 집중하는 절차이지 내용에 집중하는 절차가 아니다. 즉 TeX을 사용할 때는 내용이 아닌 보여지는 형식에 집중하는 것이다.
초보 TeX 사용자들이 상당히 애를 먹는 경우가 있는데, 그 주된 이유는 TeX이 조판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개 중에서는 TeX이 위지워그가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사용하기 어렵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다. 그러나 위지워그가 지원된다고 해도 프로그램 자체가 문서작성이 아닌 조판을 용도로 할 경우 사용방식은 여전히 TeX과 동일한 수준으로 까다롭다. 예컨대 인디자인 같은 프로그램은 워드프로세서보다 복잡해서 TeX과 비슷한 수준으로 사용하기 까다롭다.
이러한 논의에 의하면 TeX은 북디자이너들이나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되어야한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과학기술분야에서는 저자가 조판도구를 쓴다. 아주 희한한 현상이다.
3. TeX의 수명이 긴 이유
TeX이 과학기술 분야의 논문 투고할 때 주로 사용하는 도구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의외로 왜 그 분야서 이러한 도구가 사용되게 되었는지 대하여서는 분명하게 논의한 글을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서 그에 원인을 설명해야겠다.
우선 이야기해야 할 것은 수식을 미려하게 표현가능하다는 것이 TeX이 사용된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에 TeX은 물론 전산조판도 없고 활판으로 과학기술 분야의 논문을 출판할 당시에도 여전히 미려한 수식 글꼴로 출판을 할 수 있었다. 19세기에 출판된 과학 책도 요즘 책 못지않게 수식을 제대로 표현한다. 1950년대 출판된 과학논문을 보면 수식의 품질이 요즘 출판된 논문과 차이가 없다.
과학기술 분야는 몇 개월을 두고 누가 먼저 연구결과를 발표했는지에 따라서 기득권 싸움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1년 넘게 연구했는데 누군가가 학술지에 먼저 출판을 해버리면 다른 연구주제를 선정해서 다시 연구해야한다. 실제로 학위 통과기준이 학술지 출판일 경우, 이런 일이 벌어지면 학교를 더 다녀야한다. 또한 많은 시간과 돈과 인력을 투입한 연구 성과가 헛수고가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 분야의 논문을 투고하는 저자들은 자신의 논문이 신속히 출판되기를 희망하고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출판절차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저자에 의한 조판”이라는 특이한 양상이 출현하는 것이다.
저자가 조판까지 다해서 출판사에 갖다 주면 출판절차가 신속하게 처리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요즘은 word 포맷으로 투고해도 TeX으로 변환시키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과거보다는 TeX의 강점이 약해졌다고는 하나, 그러한 문서 변환은 에러가 날 수도 있고 또한 여전히 출판 절차를 지연시키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과학분야의 논문은 TeX으로 작성해야한다.
연구결과의 기득권을 두고 과학자들이 경쟁을 하는 이상, TeX은 계속해서 사용될 것이므로, TeX의 수명은 아주 길 것이다. 즉 TeX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 사용되는 것은 TeX을 열렬히 사랑하는 열성파 해커들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연구 결과를 지키기 위해서 부득이하게 TeX을 사용하는 과학자들에 의한 것이다.
4. TeX이 널리 쓰이지 않는 이유
TeX은 조판프로그램이다. 저자들은 문서 작성할 때 워드프로세서를 쓰지 인디자인을 쓰지 않는다. 그러므로 저자들이 TeX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과학기술분야의 저자들이라 할지라도 단행본을 출판할 때에는 워드프로세서로 원고를 작성해야할 것이다.
그렇다면 TeX이 널리 쓰이고 있지 않다고 말할 때는, 워드프로세서와 비교해서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라, 인디자인 같은 다른 상용 조판프로그램하고 비교해야할 문제이다
댓글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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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처럼
2010.06.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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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mov
2010.06.02 10:38
메타님의 생각은 매우 재미있습니다. 이런 관점을 볼 수 있어서 도움도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샘처럼님의 시각에서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혹시 덧글이 아닌 새 글로 샘처럼님의 생각을 읽어볼 수도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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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nes
2010.06.02 11:44
ktug은 원래 제 개인사이트가 아니었고 지금은 한국텍학회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관리자 비슷한 역할을 하던 때도 있었습니다만, 저의 사이트라고 하기는 곤란합니다. ktug은 이름 그대로 열린 사용자 모임을 지향합니다. KTS와 달리 멤버십에 대한 개념이 없거나 느슨하지만 느슨한 대로 이 사이트에 들어와서 글을 올리시는 모든 분이 멤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따금 KTUG 벙개가 있는데 여기서 서로 만나서 얘기하는 좋은 전통을 유지해오고 있으니 한번씩 나오세요. ^^;;
생각할 거리가 많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양한 의견이 표현되는 논의가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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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ny
2010.06.02 14:00
문서의 포맷이 일정하고, 그 포맷에 대응하는 클래스나 스타일이 제공되어서 템플릿만 채워넣으면 원하는 문서가 만들어지는 경우 텍은 훌륭한 문서작성 수단입니다. 개인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할 때 선호하는 툴은 노트패드입니다. 가장 단순하지만 그만큼 글의 내용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더군요. 하지만 개요, 수식, 그림, 참조문헌등의 요소가 들어가야 하는 상대적으로 복잡한 문서의 경우에는 순수하게 노트패드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죠. 이 부분은 개요, 저 부분은 본문, 여기는 그림의 캡션임을 지시하고 수식, 참조문헌은 이렇게 표시한다는 일정한 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텍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쓰기 간편한 문법과 틀을 제공해줍니다.
그러나 클래스나 스타일이 제공하는 기능을 넘어서 보기좋은!! 혹은 개인의 취향에 맞는!! 문서를 만들려고 하면 그때부터는 고난의 행군이 시작됩니다. 글을 쓰는 부분만 떼어놓고 보면 텍의 문법이 복잡하지는 않지만 그 이상의 기능, 클래스나 스타일을 만드는데 필요한 문법은 (최소한 저에게는) 정말로 어렵습니다. 클래스나 스타일의 내용 혹은 여기 ktug 의 guru 분들이 달아놓으신 답변들을 보면 (제게는) 거의 암호처럼 보이더군요. 사실 텍의 문법이 직관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각종 명령어나 문법을 설명하는 적당한 참고문헌도 없죠. 참고문헌으로 자주 등장하는게 tex by topic 이라는 책 같지만 이미 어느정도 텍의 명령어와 문법에 익숙하고 정말로 텍을 보다 깊이 이해하려는 사람을 위한 책이지 결코 초보자를 위한 책은 아닙니다. 초보자가 클래스 파일을 손보려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겠습니다만..
정리하자면 텍은 상대적으로 복잡한 포맷의 글을 쓰기에 쉬울 뿐만 아니라 훌륭한 툴이지만 텍으로 포맷자체를 만드는 것은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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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hoze
2010.06.02 14:40
1. 텍은 조판 시스템이다.
2. 그래서 텍은 저자가 쓸 도구가 아니다.
3. 저자가 원고를 쓰기에는 워드 프로세서가 더 낫다.
여기에서 "텍"을 "인디자인"으로 바꾸어도 마찬가지로 타당합니다. 그러니 저자 입장에서 텍의 장단점을 다른 것과 비교하며 논하는 것은 무의합니다. 그런데 이에 앞서 텍 사용에 대해 전제를 하나 더 두셨는데 저는 이렇게 이해합니다.
1. 우리는 출판하기 위해 글을 쓴다.
2. 출판하는 경우 우리는 조판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전제가 부당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출판의 경우에만 국한시킨다고 하자면 저자가 어떤 도구로 원고를 쓰든 그것은 기호의 문제이지 합리성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다음 논지를 보죠.
1. 학자들은 신속하게 논문을 출판해야 한다.
2. 텍은 신속한 출판을 담보한다.
3. 그래서 저자들이 텍을 쓴다.
여기서는 다시 조판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저자가 스스로 조판하기 위해 텍을 쓰는 상황으로 돌아왔습니다. 여기에서 왜 저자들이 인디자인을 쓰지 않고 텍을 쓰는지 이해되지 않네요. 인디자인이 텍보다 못한 게 없을 텐데 말이죠. 아마도 텍은 아름다운 문서를 만들 수 있는 도구가 아니라 문서를 빨리 만들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인가 봅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이 점은 앞으로 계속 예찬해도 되겠죠? 저자가 내용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는 그런 헛소리는 집어치우기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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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namics
2010.06.02 19:24
과학기술분야에서 TeX이 오랫동안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지만 요즈음은 일부 분야에만 국한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별로 찾아볼 수 없지만 외국에서는 (특히 유럽 지역을 보면) 연구자가 직접 저자가 되어 조판과 출판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있었던 연구소에서도 20 세기 초부터 현재까지 출판물들이 도서관이나 연구소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출판물이라고 하면 주로 출판사에서 내는 책이나 저널을 생각하기 쉬우나 과학기술분야 연구소에서는 보고서가 더 많습니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내는 최종 보고서가 외부에 비공개로 연구소 내의 도서관에 빼곡히 있는 것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그 중 아무 보고서나 집어서 한국에서 논문으로 발표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나 할까요? 80년대 중국에서 정책적으로 유학을 보낼 때 연구소에 들어갈 수 있는 유학생들은 매달 일정량의 논문을 번역해서 본국으로 의무적으로 보내기도 했지요.출판사나 학회에서 낸 학술지나 저널은 1950년대 이전에도 수식은 깔끔하게 나옵니다. 그러나 연구소에서 낸 공식적인 보고서나 학위논문을 보면 1980년대 이전에는 타자기로 작성하고 수식은 저자가 직접 적어 넣은 보고서가 많습니다. (물론 학위논문도 출판사에 맡기면 깔끔하게 수식까지 포함하여 근사하게 조판해줍니다) 그러나 전자출판이 시작되면서 90년대 보고서들은 거의 다 UNIX 계열에서 TeX을 이용해서 작성하여서 수식 표현이 뛰어납니다. 이렇게 전자출판을 시작하면서 연구원들이 보고서나 논문을 낼 때 TeX를 이용하는 전통이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PC가 등장하면서 PC를 제일 많이 사용하는 시간이 워드프로세서가 되면서 (요즈음은 인터넷 때문에 그렇지 않으나) TeX과 같은 조판시스템 보다는 저자가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하면서 TeX의 사용에 대한 부담감이 사라지면서 사용 빈도가 낮아졌다고 봅니다. 당시에 워드프로세서들도 수식 입력은 대부분 TeX 입력방식을 채택했으나 마우스로 누르는 시스템이 나오면서 이것도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결국 TeX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과학기술분야 논문 작성이 가능해졌습니다. 어려운 TeX을 배우면서 논문을 작성할래? 아니면 조판은 다른 사람이 해줄테니까 워드프로세서를 이용할래?라고 한다면 저자들은 당연히 워드프로세서를 선택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TeX으로만 논문을 받는 곳은 AMS나 대한수학회 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TeX은 앞으로도 계속 명맥을 유지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인터넷에서 자가출판(?) 시대가 왔으므로 좀 더 미려한 형태의 글을 발표하려는 사람이나 아직도 TeX에 의미 부여를 하는 추종자들도 그대로 있고... 수식이 많이 등장하는 수학이나 물리학 분야에서는 저자가 수식 표현에 책임을 져야 하므로 출판사가 책임을 저자에게 떠넘기기 위해서라도 TeX을 고집할 것입니다. 수학이나 물리학분야에서 수식의 중요성이라고 하면 논문 전체 비중에 버금갈 정도가 많은데 출판사가 조판 과정에서 수식을 실수하면 나중에 엄청난 짐을 지겠지요. 또 분량이 많아질 때는 워드프로세서로 감당할 수 없을 때 대안으로 TeX으로 조판하면 논리적인 구성과 인용에서 실수가 없겠지요.컨퍼런스와 같이 급히 열리는 회의에서 시간이 없을 때 발표논문들을 모아서 낸다면 TeX의 위력이 나오나 요즈음은 워드프로세서로 받아 복사하여 넣으면 급한대로 그냥 사용할 만 하니까 TeX의 비중에 예전과 같지는 않습니다.저는 개인적으로 TeX을 사용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것입니다. 제가 쓴 논문이나 글 등을 어떤 일정한 구성에 의해 완전한 완성품으로 남에게 보여줄 때 출력 품질에서 TeX과 워드프로세서로 쓴 글의 완성도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PDF 형태로 일정한 테마의 글을 쓸 때 TeX와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했을 때 결과물을 비교하면 역시 어렵더라도 TeX이 더 낫다고 판단합니다. 출판사에 글을 넘길 때는 당연히 출판사와 원고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워드프로세서를 애용합니다. -
yihoze
2010.06.03 00:27
텍의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좀 의문이 듭니다.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어떤지 몰라도 컴퓨터라는 것 자체가 언제부터 흔해졌나요? PC가 보급되기 전에 유닉스 기반의 메인 프레임에서 단말기를 이용하였을 터인데 그것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았을까요? 세상에 수식을 필요로 하는 학과보다 그렇지 않은 학과가 더 많을 것 같고, PC가 보편화되기 시작할 때에도 텍 존재를 모르고 워드 프로세서를 접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지 않았을까요? 따라서 제 생각에는 텍과 워드 프로세서의 비중을 논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텍은 워드 프로세서의 존재와는 상관없이 그것을 쓸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된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그런 물건이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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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namics
2010.06.03 10:46
TeX을 이용하여 전산출판을 하는 연구소에서 보고서나 논문들을 어떻게 처리했는가 보고 한 말입니다. 80년대 이후 90년대에는 TeX으로 조판한 보고서가 압도적인데 90년대 중반이후 (아마 Windows 95 등장 이후라고 생각됨) 많은 수의 보고서들이 MS Word로 작성되고 TeX으로 작성한 보고서는 줄어들고 학위 논문들만 TeX으로 작성하나 2000년대 이후에는 TeX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을 보고 한 말입니다. 당연히 80년대 연구소들은 대부분 터미널을 중심으로 한 유닉스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유닉스가 없는 연구소들은 당연히 전산출판도 하지 않았겠지요. IBM 360, 380 이후에 VAX 터미널이 등장한 것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
지나가다
2010.06.26 01:21
잘못된 정보인 것 같아 몇자 적습니다. 적어도 텍을 주로사용하는 수학분야에서는 잘못된 이야기입니다.
텍이 사용되는 이유로 과학 기술분야의 경쟁에 의한 "신속성" 때문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텍의 편의성"이 주된 이유입니다.
다음은 텍이 없었던 시대에 있었을 또는 있었던 수학자들이 논문을 투고하고 출판하는 과정입니다.
1. 연구를해서 결과를 얻는다. (물론 이것이 가장 어렵고 오래걸리겠지요.)
2. 깨끗하게 정성을 다해서 손으로 논문을 쓴다 물론 수식등도 깨끗하고 보기쉽게 적는다.
3. 투고한다.
4. 심사자는 논문을 읽고 고칠부분을 저자에게 보낸다.
5. 저자는 심사자의 지적에 따라 다시 논문을 손으로 깨끗하게 고쳐적아 다시 투고한다.
6. 4-5과정 반복후 최종 논문 게재 승인.
7. 저자는 출판사에보낼 최종본을 다시 작성한다.
8. 출판사는 저자가 보낸 최종분에 의거 식자하는 작업을 한후 저자에게 작업한 출판본을 보낸다.
9. 저자는 자신이 손으로 작선한 원고를 출판사가 실수 없이 식자하였는지 일일이 자세하게 꼼꼼히 대조한다.
10. 8-9과정 반복후 출판.
어떤가요? 고통스럽겠지요? 예, 이런 과정은 무척 고통스럽습니다. 고통의 원인은 모든 원고를 손으로 작성해야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원고작성을 맡아서하는 비서가 수학과에는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유명한 교수의 경우에는 아예 따로 개인비서를 두기도 했고요.
이런 고통을 없애는 방법은 당연히 컴퓨터에의한 워드프로세싱이고 수학표현을 가장 완벽하게 하여 주는 워드프로세싱이 텍이기에 수학자들이 텍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물론 텍이 훌륭한 조판시스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수학자들이 텍을 사용하는 이유는 자신의 원고를 출판하는 가장 편한 방법이고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논문을 투고하여 출판하기까지 몇년이 걸리는 수학분야에서는 텍이 없었다고 지체되었을 만한 시간이 중요한 것 같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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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2010.06.26 15:31
사람들이 실제적인 속마음과 겉으로 드러내는 의견이 같지 않습니다.
옛날에 마리안느 라는 여성지가 있었습니다.
무섹스, 무루머, 무스캔들 을 표방하는 잡지가 나오면 사서볼 의향이 있냐는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결과는 그러한 잡지가 나오면 사서 볼 의향이 있다고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잡지를 창간했지만 망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여성지를 보는 이유가
섹스 루머 스캔들에 대한 관심때문이라고 솔직히 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말하는 것이 말하는 사람의 품격을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
TeX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과 기득권 싸움에서 우세를 벌이기 위해서 TeX을 사용하다는 이야기는
말하는 사람자신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연구 결과의 기득권 싸움은 상당히 추잡한 싸움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 솔직히 말하지 않은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더 폼나게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입니다.
TeX이 과학기술 분야의 사람들 이외에는 잘 안쓰고 다루기에 좀 까다롭기 때문에
TeX을 쓰면 좀 더 프로페셔널하게 보인다는 것을 고려해서 TeX을 쓰는 성향도 있습니다.
또한 계속 쓰다 보니 익숙해서 계속 쓰는 성향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TeX이 왜 출판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지 않은지에 대한 설명도 됩니다.
인디자인과 TeX을 비교했을 때 출판사들이 왜 TeX을 쓰지 않을까요?
사용법이 약간 더 복잡해보이만 그건 대수로운 수준은 아니고 TeX의 경우 공짜라는 장점도 있습니다.
출판사 사장들도 TeX을 알고 있습니다. 그 분들이 TeX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인식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하지만 출판사에서 TeX을 사용하지 않는 진짜 이유는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TeX으로 작성한 문서는 작성자가 아니면 타인이 고치거나 해석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이는 출판사 사장이 출판사 직원을 해고하거나 보직을 이동시킬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즉 콘텐츠와 사람이 밀접하게 결합되는 형태의 소프트웨어는 기업에서 절대 쓰지 않습니다.
물론 직원을 소모품으로 쓸려고 한다는 것을 공언하고 다니지는 않으므로 그러한 사실을 솔직하게 말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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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namics
2010.06.26 17:16
상당히 일리있는 지적입니다.회사 입장에서 업무 담당자를 소모품(?)으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당사자가 사라질 경우 대체 인력이나보완책을 마련해 두어야 합니다. 그런 면까지 고려하지 않는다면 CEO자격이 없다고 단정적으로말해도 됩니다. 일전에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는 합법적으로 비밀번호 깨주는 회사가 있었습니다.MS Office 97 전까지는 작동이 잘 된듯 합니다. 업무 담당자가 중요한 회사 업무를 전산처리하면서패스워드를 거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권장사항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패스워드를 걸어놓은 문서가 있는데담당자가 휴가 중이거나 거짓으로 패스워드가 생각나지 않는다고 했을 때 CEO는 다급해서 해당 문서를열어야 하는데 이런 경우 패스워드 깨주는 회사가 수퍼컴으로 무장해서 해결해줍니다.Office 97 이전 버전까지는 일주일 정도면 해결해준다고 하더군요. 렉시콘이나 블럿 포스 방식으로 깨는데이후 버전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만...그래서 회사에서는 수시로 보고서를 연구 담당자에게 받고내용을 가만히 다른 연구자에게 확인시키는 방식을 동원해서 회사 자산으로 보관합니다.각 세분화된 내용을 여러 사람에게서 받고 최종적으로 회사에서 처리하면서 각 분야의전문가가 없어져도 회사의 연구 과제가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고요. 장수하는 회사를보면 절대로 특정인에 의존하지 않고 시스템으로 움직이게 하고 있습니다.TeX을 출판업계에서 사용하는 이유와 개인이 사용하는 이유는 약간 차이가 있지 않을까요? -
yihoze
2010.06.28 12:42
희소한 방법을 쓸 때에 그것을 할 줄 아는 사람에게 의존하게 되므로 기피한다는 뜻으로 이해됩니다만, 그런 논리를 따르자면 아무것도 새로운 것이 도입될 수 없습니다. 쿽이나 인디자인이나 또는 다른 무엇이든 세상에 처음 나올 때 그것을 쓸 줄 아는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있었겠습니까? 텍을 출판업계에서 사용하지 않는다는 명제는 우리나라에서는 참이지만 다른 나라에까지 적용하면 거짓입니다. ConTeXt 만든 Hans Hagen 씨는 텍을 이용한 출판 대행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텍을 출판업에서 쓰지 않는 까닭은 텍을 쓸 줄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텍을 이따금 쓰는 분들이 학계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이고 이런 분들은 대개 학교에서 계속 공부를 하지 출판사에서 일하지 않습니다. 너무나 뻔한 이유가 있는데 구태여 자꾸 해괴한 논리를 찾는 까닭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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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namics
2010.06.29 10:12
해괴한 논리라고 하니까 할 말은 없습니다만... 전 TeX에 대해 학계와 출판업계에서 사용하는 현실을지적하는 말에 대한 논리적인 타당성에 대해 동의한 것이지 TeX 자체의 사용 여부에 대하여 말하지않았습니다. 출판업 분야는 잘 모르고 다만 투고하는 저자 입장에서 출판사와 접촉하는 환경에서 출판업계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정도의 수준 밖에 모릅니다.TeX을 사용하든, 인디자인을 사용하든 경영자 입장에서는 어디까지나 직원들을 소모품 정도로생각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입니다. 직원들 자체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책을하나 출간하려고 원고를 3년전에 넘겨주었는데 지금까지 담당자만 수없이 바뀌어 일일이 설명하다가지쳐버렸는데... 자신이 속한 회사의 핵심 직원으로 최선을 다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소모품이라고말하는 것은 모독일 지 몰라도 그런 분들이 많지 않은 현실에 대해 지적을 했을 뿐입니다. -
건너가다
2010.06.28 12:08
지나가다님의 의견에 공감하며 몇발짝 더 나아가 보려 합니다.
이제 손으로 논문을 쓰던 시절이 지나고 타자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드디어 개인컴 시대가 옵니다.
초기시절엔 워드스타란 편집기가 타자기의 불편을 대거 해소해 주어 인기를 끕니다.
논문작성에서 가히 혁명적 수준입니다.
그런데 초기 편집기에는 수식 입력기능이 없는 단순 텍스트 에디터입니다.
나름의 수식기능을 넣은 개선된 편집기가 등장하지만 표준화에는 이르지 못합니다.
텍스트 편집기로 수학논문을 쓰려면, 수식이 들어갈 공간은 여백으로 남겨놓고 눈문을
다 작성하여 인쇄고 나서 손으로 예쁘게 수식을 적어 놓습니다.
이것 만으로도 타자기 사용에 비하면, 비서 한명의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돌연 텍이 등장합니다. 그것도 무료로 배포되는...
단순한 텍스트 편집기를 사용하여도 완벽한 수식 작성이 가능해진겁니다.
저는 이 단계를 제2의 혁명이라 부를만 하다고 봅니다.
텍의 장점은 표준화에 있었던것 같습니다.
모든(?) 출판사가 텍으로 작성된 논문을 (아마도, 틀림없이) 따로 수식입력작업을 않고서도
몇명의 텍조판사들 만으로도 출판사 고유의 형식에 맞는 최종 출력물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당연히 논문 작성자는 출판사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지침에 따르기만 하면 됩니다.
여기까지가 텍이 널리 쓰이게 된 단계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자들은 한가지 불편점을 느끼게 됩니다. 사실 이 불편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고
전부터 감수하던 것이지만, 이왕에 논문작성이 수월해진 김에 이것까지도 해소할 수 없나...
하는 욕구일 뿐입니다. 그러나 그 욕구는 결코 작지 않아서 제3의 혁명을 예고하는 것입니다.
그 불편은 이렇습니다.
타자기를 쓰던 시절에도 글을 쓰려면 백지를 타자기에 꽂고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컴시절에야 모니터 앞에서 자판을 두드립니다.
종이에 미리 연필로 글을 작성하여 이걸 보면서 자판 두드리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종이에 작성하는 것은 옛날에 타자전용 비서에게 맡기려고 썼던 것입니다.
그럼 수식은?
텍은 화면에 수식이 보이지 않고 일단 작성을 마친 후에 컴파일 해서 미리보기 기능으로 비로소
화면에 자신이 적은 수식을 볼 수 있습니다.
수학 논문은 몇자의 수식을 텍스트 사이에 삽입하는 일 이외에도
앞의 수식을 보면서 그 다음을 작성하여야 하기 때문에,
모니터 앞에 나오기 전에 종이에 연필로 수식작성을 미리 해 놓지 않고서는 도저히
텍과 텍스트 편집기만으로는 논문작성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때 등장한 것이 소위 수식편집기능을 갖춘 워드프로세서(MS-WORD)입니다.
이걸 쓰면 구태여 종이에 수식을 미리 작성해 놓지 않아도 모니터 앞에서 수식계산을 하면서
논문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HWP 워드프로세서도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남은 문제는, 과연 출판사에서 이런 워드로 작성한 문서를 채택할 것인가였는데...
그것이 해결되고 나니 논문작성자의 마지막(?) 불편이 해소된 셈이 된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출력물의 품질 여부는 저자의 소관이 아닙니다.
워드 품질이 텍보다 나쁘던 좋던 문서작성의 편이성만이 저자의 관심이라는 점에 동의합니다.
그런데 이런 워드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면 문제를 다시 몇발짝 뒤로 가서 생각해 봐야 하겠지요.
다행히 워드 못지않게 수식을 모니터만 보면서 작성할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LyX)이 있어서 이를
텍과 연동하면 연구비가 없는 학생들에게는 최선의 대안일 것입니다.
그리고 연구비가 풍족하고, 또 텍의 품질을 선호한다면, 고가의 상용프로그램도 고려해 볼 만 하겠지요.
저 개인적으로는 텍에 대한 오래된 향수가 있어서 편협한 마음이지만 텍을 선호합니다.
급하게 짧을 글을 써야할 때면 별 수 었이 HWP를 꺼냅니다마는... -
gromov
2010.06.28 22:00
지나가다님과 건너가다님의 의견에 상당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단지 다른 분들은 수학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 있지 않고 또 초창기의 어려운 상황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부분을 간과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텍을 처음 나올 때부터 써 본 사람들에게는 윗 두분의 말씀이 바로 맞는 말씀입니다.
한편 텍이 많이 사용되지 않는 이유의 한 가지는 말씀하신 것처럼 텍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도은아빠께서 새로이 시작하신 사업이 잘 정착되면 이런 부분이 조금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편 일반인이 이유 없이 텍을 사용하려면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있어야 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학력도 있어야겠지요.
저는 거의 텍만을 쓴다고 하겠지만 저의 아이들에게는 텍을 쓰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 아이들이 하는 일은 텍을 사용하여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너무 바쁘고 별로 많은 문서를 작성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텍은 필요없는 도구입니다. 워드 정도로 족하지요.
오히려 금전적 여유는 있고 바쁘지 않은 사람들이 텍 같은 것에 눈을 돌릴만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람들은 아직 텍과 같은 것에서 재미를 찾을 줄 모르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외국에서 수학적인 document를 웹에 올려야 하거나 report로 제출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텍을 씁니다.
우리 나라는 이것이 조금 어려웠습니다. 외국은 그냥 텍만 깔면 썼지만, 우리는 한글 텍을 더 깔아야 하는데 이것이 최근까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컴을 좀 아는 사람만 쓸 수 있었고 어린 학생들은 이것을 쓸 방법이 없었지요. 그런데 KC 시리즈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이런 상황은 변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한글 텍을 써 보는 것이 정말 쉬워졌지요. 텍을 한번만 깔면 됩니다. 어쩌면 다음 세대는 텍을 사용하는 인구가 늘 것 같습니다. 텍이란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만 주면 젊은이들이 많이 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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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0.06.29 13:31
텍의 장점은 표준화에 있었던것 같습니다.
모든(?) 출판사가 텍으로 작성된 논문을 (아마도, 틀림없이) 따로 수식입력작업을 않고서도
몇명의 텍조판사들 만으로도 출판사 고유의 형식에 맞는 최종 출력물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당연히 논문 작성자는 출판사가 요구하는 최소한(?)의 지침에 따르기만 하면 됩니다.아마 위에서 말씀하신 점이 수학자들에게는 텍이 주는 가장 큰 혜택이 아닌 가 생각됩니다.
출판사는 레이아웃만 신경쓰고 내용은 전적으로 저자가 작성한 파일을 그대로 사용하게되는 것이지요.
출판사에서 내용까지 건드려야되는 상황이었다면 저자는 수식의 첨자 하나까지 일일이 다시 확인을 해야되는 상황이 벌어지니 갤리프루프 과정이 무척 고통스러울 것입니다. 텍은 이런 고통에서 해방을 시켜주는 것이지요.
어째든 수학자들에게는 텍이 주는 장점은 너무 많고 대안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몇세대가 지나고 새로운 컴퓨터 기술이 나와도 수학자들은 계속 텍을 사용할 것 같습니다.
마치 각종 고급기술을 사용한 강의 도구가 난무하는 시절에도 수백년된 백묵과 칠판이 수학자들에게는 가장 효울적인 강의 도구인 것 같이요.
그런데 사실 크누쓰가 텍을 개발한 이유는 자기책의 갤리프루프에서 본 조잡한 수식 폰트때문이었습니다. 새롭게 개발된 사진식자 기술로 만든 책이 영 보기가 안좋았던 모양입니다. 아날로그 폰트라는 것이 새로 만들때마다 똑 같을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언제어디에서나 동일한 "아름다운"폰트로 조판할 수 있는 디지털 조판시스템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 텍의 시작입니다.
즉 텍 자체는 조판시스템으로 출발한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크누쓰가 수학자여서 그랬는지 텍에 배여있는 여러 철학들은 수학자들에게 텍을 더할 나위없이 훌륭한 워드프로세서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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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nnon
2010.08.26 14:23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TeX은 기본적으로 조판시스템인 것이라는 것을 새삼 돌이켜보게 합니다.
그런데 글의 주제인
"우선 이야기해야 할 것은 수식을 미려하게 표현가능하다는 것이 TeX이 사용된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가 조판까지 다해서 출판사에 갖다 주면 출판절차가 신속하게 처리되기 때문이다"
라는 데는 동의할 수 없군요.
저는 수학하시는 분들 다음으로 수식을 많이 쓰는 이론물리학을 하는 사람입니다.
저와 제 주변 사람들이 TeX을 쓰는 이유는
"수식을 TeX만큼 제대로 쓸 수 있는 방법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논문이 아니라 노트를 정리할 때도 아예 TeX으로 만드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미려하게"만은 아니고, "쉽고 미려하게"지요. "쉽고"가 사실 더 중요합니다.
워드나 HWP, 파워포인트 등에서 간혹 수식을 쓰자면 참으로 불편합니다. 단순히 익숙하지 않은 데서 오는 불편이 아니라
1) 수식을 만드는 과정이 논리적이지 않고
2) 마우스와 키보드를 오가는 것이 불편하고
3) 반복작업일 경우 노동량이 한없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실 수식을 많이 쓰지 않는 분야는, 물리학이라도 TeX을 쓰지 않고 워드로 논문을 쓰는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저널도 수식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분야는 워드가 쓰이는 비중이 훨씬 높지요.
심지어 Nature는 TeX으로 쓴 원고는 받지 않습니다. 워드나 pdf 등등으로만 받지요.
건너가다님이 TeX의 장점이 표준화에 있다고 하셨는데,
HWP의 수식편집기가 TeX 수식 언어를 갖다 쓰는걸 보면
수식을 표기하는 데 있어서 TeX의 막강함이 표준이 되게 했다고 보는게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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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가다
2010.08.27 18:24
'수식을 표기하는 데 있어서 TeX의 막강함이 표준이 되게 했다고 보는게 더 맞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저는 비록 이론물리학도는 아니지만 대수계산을 많이 하는 편이어서, 논문작성 이전의 연구노트 작성단계부터
텍을 쓰고 있습니다. 전에는 종이에 연필(볼펜이 아님)로 수식계산을 했었지만 나이(?)가 들어서인지
집중력이 떨어져서 부호틀림도 많고 당췌 일이 아니되더니, 텍 덕분으로 모니터만 보믄서 행열대수도 얼마든지
되더군요. 물론 텍스트 편집기에서 직접 텍소스를 입력하지는 않고 젊었을적(?) 하나 사둔 scientific word 구버전을
씁니다만...HWP도 같은 용도로 써 보았는데 그럭저럭 쓸만 하던데요...종이에 손으로 계산하는것보다는 훨씬
낫더군요. LyX을 써서 노트를 만든적은 없지만 얼핏 보기에 HWP보다는 나을것 같습니다. 이런데서 특정
프로그램, 그것도 상용프로그램에 관해서 이다저다 논하는 것이 부적절해서 더는 말씀 드리지 않지만,
텍을 엔진으로 하는 좋은 위지윅 에디터가 텍 보급에는 필수가 아닌가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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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worm
2010.09.09 17:13
TeX을 쓰지 않는 이유는 받아주질 않아서..
이번에 출판사와 작업하면서 처음 들은 이야기가 TeX만 아니면 됩니다.. 더군요.
TeX을 쓰는 중요한 글쓰기에 집중시켜준다는 것은 저의 경우에 맞는 것 같네요.. (저야 수식을 거의 안써서 뭐라하기..)
단 stylesheet만 잘 갖추어져 있다면.. 이라는 가정이 있지만요..
그냥 이것 저것 신경쓰지 않고 글만 쓰면 나중에 이쁘게 나오니까요..그런 맥락에서 wiki도 좋아하죠 :)
또 다른 이유는 입력이 text format이라서 다른 프로그램들이랑 연동시키기가 편해서.. C나 perl로 tex형식의 report를 만들어낼때 사용하는데 편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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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2010.09.11 00:33
조판이라는 용어 자체는 활판인쇄 당시의 용어입니다.
출판사 편집부와 인쇄기를 돌리는 인쇄공 사이의 중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조판사였습니다.
조판은 출판사와 제작업체사이에서 일하는 산업기술의 영역입니다.
즉 조판사는 개인이 아닌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거래를 합니다.
원칙적으로 조판사는 저자가 아닌 편집자와 더불어서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저자가 TeX으로 단행본 출판을 할려고 한다면
편집 교정 조판까지 다 마친 다음에 출판사에게 원고를 보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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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염
2010.12.06 03:52
텍에대한 이야기가 잇는곳이 잇군요. 반가와서 글써요.
저는 컴퓨터 비전을 전공하는데.. 도저히 워드나 뭐 그런거는 못쓰겟어요. 쓰는 사람도 100명에 한명.. 연세많으신 교수님들이나 쓰시고요... 수학공식하나 만드는데도 마우스로 이래저래야 하고.. 돼지도 않고.. 그러다 크래쉬하고..
유일하게 제대로된 프로세서가 tex이 아닌가 저는 생각합니다. 뛰어쓰기 나중에 첨삭하기 뭐 이런거 신경안써도 되고요
스프링거 이런데 논문보낼때는 텍파일도 다 달라고 해요. 물론 다른 저널들도 마찬가지지만..
한국엔 택을 많이 않쓰는것 같던데.. 그래서 워드나 그런걸로 작업할때는 꼭지 팍팍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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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토리
2010.12.07 20:59
전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데 레포트를 텍으로만 받더라구요...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텍을 쓰고 있습니다....
라는 것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텍이 편한 이유를 몇가지 들어보자면
1. 유닉스 환경에서의 편의성
2. 키보드만으로 수식이 표현되는 점
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정보공학(컴공)이다보니 소스코드와 알고리즘 실행속도 관련으로 공식을 넣을 일이 많은데, 이맥스에서 프로그램 실행하고 소스코드와 결과를 바로 문서로 넣는 데는 텍만한 게 잘 없더라구요. 오픈오피스도 써보았고, 수식입력이 텍의 문법과 같은 구글독스도 써보았지만, CUI환경에서 작업하기에는 역시 텍이 편했습니다. 아직 익숙한 게 아니라 역으로 구글독스의 수식입력기의 도움을 받아 텍으로 수식을 입력할 떄도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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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iracle
2010.12.08 16:57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전반적인 논의와는 상충되지만 제 생각도 곁들이면 재밋는 논의가 될 것 같아 몇자 적습니다. 처음 TeX을 접했을 때의 감동과 더불어 좀 더 알고자 했을 때의 좌절이란 기억을 떠 올리게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특정 학술지외에는 거의 TeX를 사용할 이유가 없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TeX에 대해 관심을 갖고 투자(주로 시간)를 하게 된 것은 좀 생뚱맞지만 새롭지만 제대로 된(?) 학술논문 작성방법의 세계로 보였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는 TeX의 세계에서는 정형화된 논문작성 원칙이 일관되게 지켜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 전공이 경제학이라서 몇개 국내 학술지에 투고, 게재과정을 경험했습니다만, 몇쪽짜리 투고요령에 의존하다보니 역설적으로 너무 자유롭답니다. 할 때마다 편집자에 따라 발간된 논문의 수준이 달라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와 비교하여 정식으로 TeX Style을 정하고 그에 준하여 논문투고를 권장하는 외국 시스템이 학술성과를 제대로 관리(?)한다, 또는 축적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이 바로 본문과 참고문헌의 연계 부분이었습니다. 좀 장황해 집니다만, 대부분의 투고요령에서는 본문에 언급된 문헌만 참고문헌에 수록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드프로세서 수준에서는 저자가 신경쓰거나 아주 꼼꼼한 편집자가 아니라면 대충 넘어가는 장면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답니다. 그러다보니 나름대로 유익한 논문의 본문에 언급된 내용이지만 참고문헌에 없는 경우, 이를 확인하려면... 고충이 따르기 마련이지요. 장황하게 엄밀성을 따지기 보다는 선배로서 후학을 위한 배려차원에서라도 이를 강조하고 싶으나,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TeX는 그 어려움을 비교적 쉽게 해결해준다는 것이지요.(여기서 잠깐 제가 직접 체험한 것은 1번 뿐입니다. 따라서 이의를 다실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면 참고문헌의 관리가 제대로 되는 경우, 이를 활용한 확장성 측면에서는 다른 어떤 수단보다 TeX의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또 하나 Beamer를 이용한 프레젠테이션을 놓고 보면 그 자체로도 왜 그 많은 시간을 투입하는지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맘대로 만드는 프레젠테이션 자료(가령 파워포인트)가 더 낫다고 할 수 있으나 체계가 잡혀 있는 TeX의 세계에서 바라보게 되면 그 또한 하나의 학술적 의미를 갖게 될 거라는 점에서 아낌없이 시간을 들을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앞의 글들이 주로 왜 TeX을 잘 안쓰느냐?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을 보고 찾아드는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시는 이유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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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2011.02.14 19:54
1. 택. 무료이며 표준화 되어있다. os에 종속되지않는다.
2. 위드프로세서. 일반적으로 유료이며 표준화가 되어있지 않다. 프로그램이 os에 종속되니 종속되어져 버렸다.
택이 좋아서 쓴다고요 ? 글쎄요... 싸서 쓰는거죠. 예전 조판 초창기나 택이 더 좋은 품질을 나타내준다는 말이 맞을지 모르지만 이젠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한 단체에서 투고를 받는대 리눅스를 사용하고 hwp도 doc도 없습니다. 그럼 뭘로할까요 ? 만만한게 택입니다. 게다가 무료라 싸구요. 제 생각엔 이게 택이 살아남아 있는 이유같습니다만. 다른분들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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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처럼
2011.02.17 12:47
글쎄요. ^^
말씀을 정리하자면, 논문투고를 하려 하는데, Linux를 사용한다면, HWP, MS word를 굳이 돈을 주고 구매할 필요가 없어서 만만하고 저렴한 TeX을 사용한다는 말씀은 뭔가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냉정하게 따져서, HWP나 MS word는 구하려 마음먹으면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닙니다. 특히 총 연구비를 기준으로 보면 일반 소모품비용정도도 되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신다면 2~3달 전화비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시간이 곧 돈인 사람들에게 HWP, MS word의 구매비용은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TeX이 살아 있는 것은 기본 구성품이 무료(?)라는 것을 떠나서 다른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야 초초보이고, 생업에 TeX을 사용하는 빈도가 1년에 1회도 안되므로, 말씀드릴 자격이 없지만, 낮은 learning curve, wyswyg의 부족등등을 감수하고사러도 TeX을 사용하시는분들이 wyswyg 에디터의 편리한 점을 몰라서 사용하지 않는 것을 아닐 듯 합니다.
제 경우를 말씀드리면, 저는 쓸만하고, 재미있어서 씁니다. 그리고 페이지수가 늘어날 수록 손에익은 HWP보다 TeX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참, 그리고, 말씀하신 것을 다른 단어로 대치하자면..
Linux가 좋아서 쓴다고요? 글쎄요.. 공짜라서 쓰는 거죠. 예전 windows NT server 초창기, Linux가 서버로서 더 좋은 performance를 준다는 말이 맞을지 모르지만, 이젠 아니지 않습니까? 그리고, 한 단체에서 서버를 구축하려 하는데, Microsoft NT server도 Solaris도 없습니다. 그럼 뭘로 할까요? 만만한게 Linux입니다. 게다가 무료라 싸구요. 제 생각엔 이게 Linux가 살아 남아 있는 이유같습니다만. 다른 분들은 어떻습니까?
라고 Linux community에 가셔서 글을 적어 놓으시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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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hoze
2011.02.17 13:20
오픈오피스가 딱이네요. 무료고 모든 플랫폼에서 다 쓸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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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ress
2011.02.17 13:01
텍이 싸서 쓰는 분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근데 저는 좋아서 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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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burial
2011.02.17 17:13
(그냥 취미삼아) 어제부로 TeX를 받아서 조금씩 익혀 보려 하고 있는 학습지 출판사 편집자입니다. TeX 샘플 등을 받아서 열어 보면서 문법이나 조금씩 짐작해 가는 중이니 말 그대로 novice지만, 얼굴 도장 찍을 겸 출판 프로세스도 명확히 할 겸하여 몇 자 적습니다. 첫째는, 적어도 초창기 출판에 있어서는, 글 쓰신 메타 님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얘기입니다.
QuarkXpress나 Indesign은 기본적으로 활판 인쇄나 사진 식자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DTP가 등장하기 전에는, 텍스트를 종이에 인쇄한 다음에 사진과 함께 오려붙이거나 / 자리를 잡아 두고 정확히 그 위치에 그 크기로 들어가도록 조판자에게 지시를 낸 후 빈 자리에 사진이나 그림을 잘라 얹는 방식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DTP 프로그램은 이 사람들의 작업 방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모든 것을 상자 위주로 처리합니다. 전체 페이지 마스터 디자인 만들고, 박스로 텍스트 자리 만든 후에 텍스트를 복사하여 붙이고, 그림도 상자 만들어서 그 안에 place 합니다.
디자인이나 레이아웃을 먼저 보는 프로그램들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프로그램과 서체 파일을 갖추지 못한 플랫폼에서는 내용 수정이 쉽지 않습니다. 굉장히 무거운 조판 프로그램에, 정확히 같은 서체를 지정하여 넣어 두고 구동해야(물론 표준 패키지 파일만 쓰면 되지만 그런 경우가 또 많지가 않습니다.) 수정이 가능하고, 그러다보니 그냥 종이 뽑아서 proofreading하고 그 종이-아까紙를 들고 손으로 짚어 가며 수정하는 게 차라리 빠릅니다..
제가 봤을 때 TeX의 장점은 여기 있는 것 같습니다. TeX 파일의 경우 문서 흐름이 소스 파일 안에 보존이 되어 있고, 대부분이 태그로 되어 있어 대강 모양을 짐작할 수가 있게 되어 있습니다(악보 파일은 열어보니 안구에 습기가 차올랐습니다만.). 텍스트 에디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소스 상태에서의 proof-reading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점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복잡한 layout을 하면서 코드가 너절해지면 그 역시 골치아파질 것입니다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열차카페 피씨방에 동전 넣고 메모장 열어서라도 수정이 된다는 점에서 ubiquity가 높고, 그 때문에 좋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amiracle님의 의견도 흥미로워 한 가지 첨언하자면, data의 universal함입니다.
극단적인 예로 수식 데이터의 변용성을 들자면, 윗첨자 따로 아랫첨자 따로 입력해 놓고 박스위치 옮겨 가며 수식을 조판 툴로 “그린” 데이터와, 코드화된 TeX 데이터 사이의 가치 차이는 명백합니다(rule을 잘 짜면 MathML 등의 수식 언어로 바로 변환되어 어떤 웹브라우저로도 볼 수 있는 데이터와, PDF 만들어서 확대 - JPG 캡쳐밖에 안 되는 그림과의 차이랄까요.). Bibliography만 해도, 어떤 부분이 색인이고 어떤 부분이 각주라는 것이 명확한 텍스트 코드로 만들어져 있다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즉, bare한 text 코드로 힘들게 입력한 만큼, 그 텍스트는 태그화가 잘 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어떤 형태의 데이터가 되었건 몇 가지 rule만 가지고 컨버터 짜서 DB로 변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Citation standard만 지킨다면 TeX 파일 모음에서 바로 인용 지수 indexing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수식이나 그래프 같은 자료의 경우 SVG 렌더러 짜서 이미지는 이미지대로 뽑고, 수식은 또 수식대로 metadata에 넣어 rich한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저 다니는 데 말고도 학습지 출판사들이 Data를 어떻게 e-book화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들 이런 연구(기존 데이터 변환/태깅을 통한 재사용)를 조금씩들 해 보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초중고생들 뭐 하는데 디자인만큼 중요한 게 없는 세상이라, 예쁜 모양을 그리는 데 치중하다 보면 TeX 조판은 원래 논의 외 물건일 수밖에 없습니다만, 지금 돌이켜 보면 여러가지 면에서 TeX가 흥미로운 포맷인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첫 글인데 주절주절 말이 많았습니다. 학습서 회사다 보니 회사가 TeX로 옮길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만, 앞으로도 조금씩 익혀 보고, 그 과정에서 도움 얻어 보려 떡밥 삼아 좀 길게 써 보았습니다(너무 뻔한 얘기라 역효과려나요.. ㅎ).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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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namics
2011.02.17 18:29
감이 있으시니까 조금씩 보더라도 금방 이해가 갈겁니다. 너무 TeX에 빠지면 주위에서 "광신도"라는 말을 들을지도 모르니 조심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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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rinsk
2011.02.17 21:50
사실 좋아서 쓰겠다는 사람한테, "왜 써?"라고 묻는 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지요. ^^; 경제학을 하는 제 경우에는 솔직히 LaTeX이 뽀대나서 썼다고 말하는 편이 맞을 거 같습니다. 수식의 모양새에서 따라올 수가 없었거든요.
하지만, 논문을 쓰면서 TeX을 안 썼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한 적이 많았습니다. bibtex, TikZ 등등의 편의성에서 말이죠. 물론, 중간에 LaTeX을 배우느라 벌인 자발적인 삽질이 저의 연구에 "비생산적"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LaTeX이 보여준 규모수익의 체증과 저에게 준 개인적인 즐거움은 한글이나 워드를 배우면서는 전혀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차원이었다는 것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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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장
2011.02.18 13:14
제 경우 사실 한 번 쓰고 마는 (또는 격식이 필요 없는) 일반 문서를 작성시에는 TeX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워드나 vi로 하는 게 더 편합니다. 수식이 필요한 article이나 whitepaper를 쓸 때는 LaTeX을 쓰고, 그냥 개인 scrap note는 InkPad라는 tablet을 이용하여 jpeg 형태로 보관합니다.
저는 일하다 필요에 의해서 여러가지 조판 소프트웨어를 간절히 찾은 결과 LaTeX을 쓰게 되었습니다. 미리 알고 있다가, 또는 남이 쓰라고 해서 LaTeX을 쓰게 된 것이 아니라 간절히 구하다가 찾아낸 셈입니다.저는 엔지니어로 일하는 데, 2~3년 여 전부터 일하는 와중에 생산성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제가 하는 일 중에서 반복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일들을 자동화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수작업으로 하던 일들을 자동화하니 생산성이 높아지기는 커녕 더 낮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자동화후에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데이터" 때문이었습니다. 수작업시에는 시간 관계상 생략하던 것들도 자동화되었으니 생각해 낼 수 있는 모든 가능한 조건을 가지고 자동화 공정에 적용하였습니다. 이제 작업 보고서를 작성하려니 그 많은 데이터를 다시 수작업으로 정리해야하는 데, 이제 이 데이터 정리 시간이 실제 자동화 처리 시간보다 몇 십/ 몇 백/몇 천배로 늘어나 버린 겁니다. 농담이 아니라 실제로 수천배로 늘어났습니다. 매 regression마다 저장된 데이터가 쉽게 수십 GB를 넘어갔습니다. 끝내는 수작업으로 보고서를 작성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 된 것이었지요. 이것은 제게 굉장히 곤란한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일을 했는 데, 보고서를 못 쓸 정도로 많은 데이타가 나온 겁니다. 그래서 찾기 시작했습니다. 문서 작업마저도 자동화할 수 있는 과정을... 그러다가 오래 전에 UNIX의 troff/nroff등으로 매뉴얼 작업한 건이 떠올랐습니다. 문서 작업도 자동화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지만, 여러 다른 기능들이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거 (Richard Stallman의 texinfo), 다른 거 하면서 찾다가 LaTeX을 발견했을 때... 그 기쁨은 말로 이루 형용키 어려운 것이지요. "Oh, Thank God." 저는 LaTeX을 한 번도 써보지 않고, 어떻게 쓰는 지도 모르면서 이거면 내가 원하는 것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을 때 하늘에 감사했습니다, 먼저 인터넷에 있는 몇몇 LaTeX 매뉴얼을 통해서 익히다가 한글 기능이 있는 kotex을 발견하면서 더 없는 희열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저의 대부분 업무에 적용하고, 얼마 후 고도의 스킬이 요구되는 모든 반복 작업 과정 및 문서화 과정을 일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demo하여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조금 과장하면 팀 내 업적의 2/3를 혼자서 처리하는 성과로 많은 찬사와 함께 업무 개선에 대한 사내 업적상에 추천도 되고(수상은 못했습니다. 추천받는 것만해도 큰 명예입니다.), 최근 크게 보상도 받았습니다.
저는 루아텍이 뭔지도 모르고, 쥐텍이 뭔지도 모르고, TnX가 뭔지도 모르고, 레이텍 문서도 google 검색없이는 어떻게 쓰는 지 아직 잘 모릅니다. 문서 하나 쓸 때마다 아마 한 줄에 한 번 google 검색으로 도움말을 찾아냅니다. 제가 아는 것은 "문서 서식하나 쓸만하게 만들어서 pdflatex 두번 compile하면 pdf 나온다. "정도 입니다. 그래도 LaTeX은 이제 제 업무에 없어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필수 업무 자동화 도구가 되었습니다.
LaTeX는 조판 프로그램입니다. 엄청난 양의 자료를 폼나게 조판하는 데, 마우스로 누르고 긁고 붙이지 않아도 시키는 대로 알아서 잘 해줍니다. 제가 LaTeX를 사용하는 이유는 밥벌어 먹는 데 무지 도움되기 때문입니다. -
메탈포스
2011.03.30 17:02
외부로 제출하는 것은 99% 한글,워드를 사용하긴 하는데
연구실 자체문서들은 TeX을 사용할 때가 많습니다. (물려 받는거죠^^)
목차, 수식, 그림, 참고문헌, 찾아보기 등의 참조관련 기능이 강력하기 때문에 사용합니다.
양식은 한번 만들어 두는 수고만 잘 해두면 되기 때문에 힘들어도 참을만 한데
한글 워드와 비교하여 불편한 점은 표를 만드는 것... 상상력까지 필요로 하는 ㅠㅠ
표 전용 WYSIWYG가 있나요? 있으면 좋을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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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namics
2011.03.30 19:23
표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은 tabu라는 패키지를 사용하면 되고, 엑셀에서 표작업을 한 후에 TeX로 출력해서 코드를 받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
샘처럼
2011.03.31 00:15
xcel2Tabular, Calc2LaTeX 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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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포스
2011.03.31 12:56
헉... 두분 댓글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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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가면
2014.11.20 01:16
다들 문서툴 연구하시는분인가보죠?
그럼 이해가 갑니다만, 다른 연구하시는 분들은 고작 문서 툴 하나에 몰 그리도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지, 솔직히 우습네요.
TeX쓰면 정말로 좀더 몬가 있어보이나요? 그게 정말 사실이면 본인의 문서는 내용보다 어떠한 가식적인 요소에 집중하고 있는지 안봐도 알만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논문, 논문 말씀하시는데, 일년에 100페이지 넘어가는 졸업논문 10편 정도는 쓰시나 봐요?
아니면 논문 편집해주는 업체에서 일하시는 분이라면 이해는 갑니다만?
TeX의 비효율성은 이미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비율에서 결판난지도 옛날입니다.
윈도우만 해도 다른 운영체제 쓰다가 간만에 쓰면 불편하고 삽질하기 마련인데, 운영체제도 아니고 텍스트를 포장하는 기능이 사실상 전부인 텍스트 툴따위에 너무 많은 허식을 담으시는 것아서 한 글자 적습니다.
그리고 현재 문서 작성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Tex에서 찾으면 안됩니다. 과연 그동안 몰 발전했는지 알수가 없는 워드나 페이지스 등과 같은 워드어플에서 해결점을 찾아야죠.
특정부분에서의 TeX의 우수성이 눈에 띄는게 아니라 현재 워드프로세서가 구조적이고 체계적인 문서 작성에 취약한 점이 아직까지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논쟁의 중심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10년이라는 세월동안 과연 문서 작성툴에 진정한 발전이 있었는지 의심스럽니다. 출판전공이나 문서작성전공학과가 아닌분들이 아직도 디자인 운운하며 TeX에 매달리는걸 보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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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2014.11.20 10:05
몇 년 묵은 메타님 글이 요즘 속속 재조명(?)을 받는 것 같네요.
글쎄. 철가면 님은 "텍스트를 포장하는 기능이 사실상 전부인 텍스트 툴"이 무척 우습게 보이시는 듯한데, 글자 언어를 어떻게 효율적인 방식으로 전달할지는 수천년 전부터 고민해 오던 문제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고민될 것입니다. 우리는 수많은 문서로 기록을 하고 공유를 하고 설명을 하니까요. 엄청난 시장이 된 MMOPRG와 같은 게임을 저는 하지 않습니다. 제게는 시간낭비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게임을 가지고 '킬링 타임이 전부인 놀잇감'이라고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나한테 의미나 관심이 없다고 남들도 하찮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한면 세상의 많은 혁신과 발명품들은 빛도 못 보았을 겁니다.프로그래밍 언어를 보면, 요즘은 자바나 파이썬 같은 객체지향형 언어가 압도적인 사용자 우위를 점하고 있는 듯하지만 그렇다고 C와 같이 사용하기 까다롭고 "비효율적"인 언어를 무의미하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TeX으로 논문을 쓰지 않습니다. 제 일과 관심사에 관련된 여러 가지 문서를 만들곤 하는데. 워드프로세서를 쓰다가 그 비효율성이 짜증이 나서 TeX을 띄운 적도 여러 번 있습니다. TeX의 단점은 비효율성이라기보다는 진입장벽이 높은 데에 있다고 보는 게 옳습니다. 정말 영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있게 해주는 길고 어려운 방법보다는 당장 '몇 달 만에 귀가 열리고 입이 트인다'고 광고하는 '기적의 영어 학습법'에 사람들은 열광하게 마련이죠. 단언컨대, 구조화된 문서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작성할 때에는 워드프로세서가 훨씬 비효율적입니다.
문서 작성의 문제점은 TeX에서 찾으면 안 되고 워드프로세서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동안 뭘 발전했는지 알 수 없다'고 하셨는데, 많이 발전했습니다. 다만 결국 근본적인 워드프로세서의 콘셉트, 좀 더 정확히는 WYSIWYG의 콘셉트 자체가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 관점도 가지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TeX이 만능이 아니듯이 워드프로세서도 만능이 아닙니다. 저는 각자의 영역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에 맞게 TeX도 쓰고 워드프로세서도 씁니다.
원래 사람이란 남들이 보기에는 하찮은 것을 가지고 목숨들 많이 겁니다. 수많은 취미들은 모르거나 관심없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얼마나 하찮고 시간 낭비로 보이겠습니까? 남들이 하찮게 생각해도 자신이 보람과 행복을 느끼면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으면, 그리고 다수든 소수든 그러한 노력에 고마움을 표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습니다.
저도 한때 리눅스를 '쓰는 사람도 별로 없는 잘난척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놀잇감' 정도로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철가면님이 TeX을 보는 눈과 비슷했을 듯합니다. 그런 관점이라면 뭐하러 우분투니 그놈이니 만들까요? 윈도우를 더 잘 만들라고 하면 되지? 어쨌거나, 리눅스가 지금처럼 안드로이드의 커널로서 모바일 시장을 장악하는 시대가 올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리눅스가 무의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TeX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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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2014.11.30 00:49
제 같은 초보가 댓글을 써도 될런지는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전 매우 지금 고민입니다.
텍의 수식의 아름다움과 상호참조 캡션등에 매료가 되어서...
텍을 접한지 2년이 되어가는데, 그 동안 KTUG에서든 구글링에서든 카피를 해서 어떻게든
만들어서 작업을했고, 프린트를 해보고 80-90%의 만족한 결과물은 냈는데,...
좀더 다른 포멧(?)을 생각해서 구상하다보니 너무 많이 힘들더라구요
프림블이랑 스타일파일 같은 것이 아무래도 부족한 저에게는 텍의 어려움의 족쇄가 아닌가 싶네요
그래서.. 워드로 돌아가야하나.... 이런 고민 중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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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park
2014.12.09 14:27
텍을 쓰든 워드를 쓰든 원하는 문서를 만들 수 있는데 그 과정이 텍이 더 불편하다면 당연히 워드를 쓰시는게 맞다고 봅니다. 다만... 텍에서 불·편·한· 것들이 많은 만큼(쓰다보면 불편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편한 거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만...) 워드에서는 불·가·능·한· 것들이 많을 수 있으니 갈아 타시기 전에 고민을 많이 해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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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hem
2014.12.01 16:41
텍이 불편한데 계속 고집할 필요가 없죠
워드가 편하다면 워드를 쓰는 게 맞겠죠
결국 도구에 불과한데 미련 가질 핓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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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starpac
2016.01.24 11:09
개인별로 선호도 다르고 TeX이든 통상적인 워드프로세스 프로그램이든 사용하는 이유가 있겠지요마는, 제 경우 TeX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복잡한 수식 입력의 용이성입니다. 수학 분야 또는 수학적 표기를 다량으로 사용하는 분야의 논문을 쓰는 경우 아래아 한글이나 MS Word에 대비해 TeX이 가지고 있는 편리함은 비교불가능할 정도입니다. 그에 더해 논문이 독자가 읽는 형태로 완성된 뒤 수식의 미려함 또한 아래아 한글이나 MS Word가 따라올 수 없지요. TeX을 이용하면서 이런 편리함과 미려함을 느끼지 못한 분들은 굳이 TeX을 쓸 필요가 없는 분야에서 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일 겁니다. 그런 분들은, by definition, 굳이 TeX을 쓸 이유가 없겠지요.
추가: 다른 분야는 모르겠고, 제 분야에서는 저널에 출판되기 전에 working paper형태로 논문이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고 working paper로 cite되기도 합니다. 이 경우 논문을 쓰는 행위 자체가 '출판'이 되고는 합니다. 그래서, LaTeX이 '출판'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말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논문을 쓰는 행위 = 출판행위이므로 굳이 구분해서 볼 필요가 없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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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뎅이
2016.02.03 06:35
개인적으로 수학 공부하는 노트, 강의 노트, 컴퓨터 관련 노트, 개인 프로젝트 노트, 개인 일정 등등을 TeX 으로 작성합니다. 일단 수식을 다룰 때 결과물의 품질에 있어 비교 대상이 없고 수정과 보완, 관리 면에서 가장 편리합니다. 특히 텍스트 파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비교가 간편한데 이게 관리에 있어서 워드나 한글과 비교가 되지 않고 문서가 구조적이라서 다양한 활용도 가능합니다.
프로그래밍 요소가 가미되면 더더욱 편리하구요. 유일한 단점이라면 배우는 데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든다는 점,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데 불편하다는 점 정도. 아쉽다면 별도로 프로그래밍적인 요소가 좀더 강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변수나 레지스터 등등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관련된 명령어들이 체계적으로 갖추어져서 함수도 자유롭게 만들고 Matlab 처럼 계산이나 그래픽 처리도 문서 안에서 가능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냥 희망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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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2016.02.03 12:02
별도 프로그래밍적 기능이 강화된 버젼이 luatex이라고 지난 주 학회에서 작나님이 설명해주셨습니다.
배우기도 쉬운 언어라고 하시니 한 번 도전해 보심이 어떠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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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
2016.05.04 22:30
시대가 많이 지난 옛날글이여서 그런걸까요? 요즘(2016)은 워드나 아래한글로도 뛰어난 수식표현이 가능한데, 많은분들이 '미려한 수식' 가지고 ms word나 아래한글을 폄하하시네요.
대체 그 미려한 수식이라는게 어디까지를 말씀하시는건지는 모르겠으나.. TeX을 수준급으로 사용하기위해 들였던 노력(ex. 메뉴얼 정독 등등)을 WYSIWYG 방식의 워드프로세서에도 들이면 충분히 '미려'한 결과를 뽑아낼 수 있지 않을까요? -
불량양파
2016.05.06 13:33
흠. 예글이라 댓글을 달지 않을까 했는데.....(뭔가 귀찮기도 하고)
아무래도 제가 관심을 가지는 부분에 대한 이슈가 좀 나왔네요.
저는 TeX 을 수식용으로 사용하지 않기때문에 수식에 대한 미려함을 논하는건 제 분야가 아닙니다만.. 미려한 결과를 내기위한 노력 및 결과는.. TeX 쪽이 더 수월하다 생각합니다.
머리속에 시스템을 넣어놓고 있으면.. TeX 은 편집기에서 수치를 수정하고 컴파일만 하면 pdf 가 나오는반면.... word 등의 wisiwig 방식은... 마우스를 누르고 팝업을 띄우고(이게 단축키로 되는 경우도 있지만) 수치를 수정하고 눈으로 확인한다음 다시 pdf 를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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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미세조정 이라는 부분에서는 TeX 이 훨씬 직관적이며 번거롭지 않은 방법을 제공한다 생각합니다. 다만!!!!!
디자인 자체를 할때에는 좀 틀리겠죠. 적어도 포토샵 또는 파워포인트등이 편합니다. 디자인을 할때에는요.
그래서 저는 디자이너에게는 ppt 또는 이미지 파일로 받아서 그 디자인을 TeX 으로 옮기고는 합니다.
또 하나의 장점이라면.... 자동처리를 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쓰는 방식이지만...
1. 어떤 contents 를 일정한 양식으로 pdf 로 만들고 싶은 경우..
라면 저는 TeX 을 권장할듯 합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각 환경에서 지원하는 pdf 라이브러리는 바로 변환을 했을때 원하는 품질을 얻어내기가 쉽지않다
2. 환경에서 지원하는 템플릿 또는 스크립트 언어를 배워야 하는데 TeX 만큼 테스트가 직관적이지 않다
3. pdf 라는 포맷의 특성상 다국어 처리에 대해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은데 TeX 은 세심한 부분까지 튜닝할 수 있다
4. 적어도 TeX 은 해결방법과 문서가 많지만 독점적 라이브러리는 이런 부분에 대해 vender 가 해결해줄때까지 아무것도 없다
5. TeX 은.. 쪼금 수고스럽지만 원래의 contents 를 TeX 문법으로 바꾸고 뒤쪽에서 compiler 만 돌려주면 된다
대안으로 odf(odt 또는 odp) 를 고민해본적이 있습니다만.. 그냥 TeX 제일 편하더라구요....
TeX 이 대중적이지 않다는데에는 분명 동의합니다. 하지만.. 배우기가 어렵다.... 적어도 포토샵 단축키와 layer 및 채널과 action record 등에 비하면....(비교가 좀 이상하지만) TeX 이 그렇게까지 어렵다...정도의 생각은 들지 않네요..-.-;
물론 아무나 다 쓰기에 친절한 시스템은 아니기때문에 아무에게나 권하는것 또한 아닙니다 :D
ps. 혹시 제가 적은 내용이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는 경우, 나중에 요청하시면.. 좀 더 상세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재미있는 글 감사합니다. "메타"님께서 어떤 생각을 가지시고, 게시판을 글들을 올리셨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TeX을 접하는 과정과 사용하는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 같은 도구이지만, 생각하고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도 생각하여 볼 수있겠네요. 제게 같은 글을 써보라고 하시면, 또 다른 시각에서 글을 쓸 수 있을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