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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문서를 만들기에는 레이텍이 적합하지만, 간단한 문서를 만드는 데에는 워드가 더 낫다" 또는 "변칙적인 디자인을 구현하는 데에는 인디자인이 낫다"고 흔히 말하죠. 저도 이제까지 이를 어느 정도 수긍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작업 환경이 바뀌어 워드를 더 자주 사용하고, 또 인디자인도 익혀서 간간이 쓰면서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간단한 건 뭘로 만들어도 쉽고, 복잡한 건 뭘로 만들어도 어렵습니다.

스타일을 사용하지 않고 폰트, 문단 간격, 문단 정렬 따위를 일일이 지정하는 것이 인디자인이나 워드에서는 가능하기 때문에 레이텍보다 손쉬워 보일 뿐입니다. 서식의 일관성을 위해서는, 만드는 문서가 다만 10 쪽에 불과해도, 스타일들을 사용해야 하는데, 스타일을 만들거나 손보는 것은 레이텍에서뿐만 아니라 워드나 인디자인에서도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스타일을 잘 만들려면 그 프로그램의 타이포그래피 방식을  이해해야 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인디자인은 단락 간격을 레이텍과 다르게 처리합니다. 텍에서는 section과 subsection이 연달아 올 때 section 아랫 간격에 의해 subsection 윗 간격이 무시됩니다. 용하게도 워드에서도 단락 스타일을 사용할 때 그렇게 됩니다. 하지만 인디자인에서는 단락 스타일에 주어진 앞뒤 간격이 모두 존중(?)되기 때문에, 뒤에 어떤 단락들이 올지 고려하지 않고 앞뒤 간격을 정해버리면 단락들 간격이 중구난방이 되기 십상입니다.

생산성에 대해서도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한 사람이 글도 쓰고 텍으로 편집도 하는 것이 한 사람이 글 쓰고 다른 사람이 인디자인으로 편집하는 것보다 (왜냐하면 인디자인으로 원고를 작성하는 건 그야말로 넌센스라) 생산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전에 해보지 않은 레이아웃, 이를테면 6x2 병풍 접지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할 때, 인디자인 편집만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텍으로 하는 사람보다 아마 더 빨리 할 겁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콘텐츠만 책임지면 되니까 속편합니다.

다양한 서식이 요구되는 대규모 문서의 제작에서 레이텍의 생산성이 다른 것들보다 월등해 보이는데, 그것도 엄밀히 따지자면 프로그램으로서의 레이텍 때문이 아닙니다. 인간이 컴퓨터보다 현저히 느리기 때문에,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처리 시간의 차이는 유의미하지 않습니다. 생산성의 차이는 프로그램 자체가 아니라 프로그램의 문법을 따라 사람이 다루는 데에서 비롯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인디자인이나 워드에서 스타일에 단축키를 지정하면 편집을 더 빨리 할 수 있는데, 그런 생산성의 측면에서 텍스트 에디터가 위지위그 프로그램보다 더 뛰어날 수밖에 없죠.

결국 인디자인이나 워드 대비 생산성의 우위는 레이텍이 갖는 게 아니라, 특히 VS Code를 사용한다면 더 더욱, 텍스트 에디터가 차지하는 겁니다. 결론이 좀 이상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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