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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글 테크니션들의 익살

2015.06.03 09:30

yihoze 조회 수:3064

테크니션(TeXnician)들의 익살은 익살스럽지 않다.

(다른 사용자들의 질문에 가장 불친절한 제가 이런 말을 꺼내자니 약간 송구합니다.) 

지금은 익숙해졌지만, 이 사이트를 처음 접했을 때, 대화들이 좀 정숙(靜肅)하다고 느꼈습니다. 험한 말이 오가는 경우를 찾기 힘들죠. 그런 경우에도 일상의 예는 대체로 지켜졌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속어나 은어를 사용한 농담도 거의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KTUG이 학술적이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학술적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접근도 학술적이죠. KTUG과 KTS를 실질적으로 구분하기도 어렵습니다. 많은 사용자들이 텍학회 회원이고, 위키를 채워가는 분들 대부분이 텍학회 임원이죠. 그러니 간판을 KTS로 바꿔도 별 문제 없습니다. 단지 "열린 공간"이 "덜 열린 공간"으로 보이겠죠. 학술적 목적은 대개 절박한 상황을 수반합니다. 진지할 수밖에 없죠. 분위기(?)가 이렇게 조성되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사용자들의 성향이 대체로 점잖기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유쾌한 익살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정말 익살이 없는가?

그렇다고 익살이 아예 없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알아채기 쉽지 않은 듯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를테면, 제 이야기에 슬쩍 익살을 끼워넣고 싶습니다. 그런데 싸게 보이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적당한 은유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반응하지 않습니다. 실망합니다. 

실패한 이유들 가운데 하나는 그 은유가 알 만한 사람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예를 들자면, 작나님이 이렇게 말했을 때,


자세 안나오게 스프링바운드를 언급하시다니요 ㅎ
텍북은 양장본이고 앞페이지에는 저자의 친필 사인이 있습니다.
장식용이라면 저자 사인은 필수 아닙니까? ㅎㅎ

(http://www.ktug.org/xe/index.php?document_srl=206136&mid=KTUG_open_board)


(자신없어서 "ㅎㅎ"를 추가하여 웃음을 유도하려 했지만) 텍북이 무슨 책인지, 저자가 누구인지, 스프링바운드 본이 뭔지 등을 알아야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다른 예를 보죠. 


latex4wp라는 문서 한국어판(1.0.7)에 다음 그림과 같은 부분이 있습니다. 매우 훌륭한 번역이었네요. ^^;


nanim님의 이 말씀은 지나치게 많은 것을 함의하므로써 익살을 감지하기 어렵게 합니다. "^^;"가 없었다면 익살을 의도했다고 파악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이 댓글에 딸린 그림을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익살을 찾기 어렵습니다. 메시지는 이렇습니다.


"이 글에 번역자의 주석이 달려 있다. 모름지기 훌륭한 번역이란 내용만 그대로 옮겨서는 부족하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렇게 주석도 붙여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영어에 능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내용에 대해서도 통달하여야 한다. 그러니 이 번역자가 훌륭하다 아니할 수 없다. 그 번역자가 누군인지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http://www.ktug.org/xe/index.php?document_srl=206161&mid=KTUG_open_board)


애석하게도 이 강한 풍자의 메시지도 알 만한 사람만 알 겁니다.


모임 뒷풀이 같은 자리에서는 "누구에게나 명백하게 웃긴"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있죠. 그런 것만 놓고 인기 투표를 한다면 조명철 교수님이나 조인성 교수님이 1등을 차지할 겁니다. 꼴찌는 김도현 회장님이 차지하실 겁니다. 제가 보기에 김도현 교수님은 익살 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아니면 위에서 든 것과 같은 이유로 제가 김도현 교수님의 익살을 파악하지 못하는 겁니다. "지텍이 윈도우에서는  ICU 라이브러리를 이렇게 저렇게 사용하는 데 반해, 맥에서는 ..." 이런 말씀 가운데 익살을 끼워넣는다한들 그것을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어떻든 인기 투표 결과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KTUG이 익살스럽지 않은 것이 문제인가?

문제라고 봅니다. 제가 풍자의 의도를 갖고 "추억의 컴패니언 시리즈"를 썼습니다. 제가 기대한 만큼은 아니지만 여러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셔서 흐뭇했습니다. 제 의도가 절반이라도 성공했다고 평가하려는데 느닷없이 "KTUG의 젊은 피" 하늘연님이 이렇게 말합니다.


기본기 없이 텍을 너무 다루고 있는 것 같아서 한번은 기본기 제대로 장착하고 싶은데, 시간이 나지 않아 아쉽네요 흑


저 "흑"에서 왠지 비통함까지 느껴집니다. 또다시 실망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반성합니다. 텍의 대중화를 위해 (그 당위성은 절대적이므로) 우리는 익살을 의도할 때 좀 더 친절해야 합니다. 자신없으면 "ㅎㅎㅎ"나 "ㅋㅋㅋ"를 달아주어야 합니다. 나아가서, EXID의 최신 뮤직 비디오를 링크하는 것 같은, 좀 더 혁신적인 짓도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제 필명으로 그런 짓을 할 자신이 여전히 없습니다. 그래서 진지하지 않고 싶을 때 사용할 닉네임을 지금 궁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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