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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그냥 호기심으로 LaTeX을 배워 5년째인 지금도 제자리인 제가 말씀드리기는 조금 부담스러우나 한마디 적어봅니다.

워드프로세서와 LaTeX의 가장 큰 차이점이 무엇일까요?
저는 저자의 의도를 얼마나 명확하게 문서에 담을 수 있느냐라고 생각합니다.

LaTeX은 명확합니다.
이것은 절제목이고, 이것은 주석이며, 이것은 저자 이름이고,...
이건 10년이 지나도 명확하며 100년 후에도 그렇습니다.
시대가 바뀌어 사람들이 또는 협회가 선호하는 디자인이 바뀌더라도 문서의 구조, 텍스트가 갖는 의미는 명확히 전달될 것입니다.

워드프로세서의 경우는 어떤가요?
가운데 정렬이 되어있고 고딕+볼드체이면 제목인가요?
여기 밑에 조금 작은 글씨로 쓰여있는 건 저자인가요?
페이지 하단에 조그만 글자로 쓰여있으면 주석인가요?
어디가 장이고 어디가 절인가요?
문서 어디에도 이 텍스트가 갖는 의미를 알 수 없습니다.

'그런 거 몰라도 겉으로 볼 때 잘 되어있으면 그만이다'라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얘기를 HTML쪽으로 잠깐 돌려보겠습니다.
웹페이지를 작성하는 언어인 HTML은 CSS를 만들면서 내용과 형식을 분리하기 시작했습니다.
XML도 마찮가지로 내용과 표현을 엄격히 구분하고 있지요.
이것이 문서를 작성할 때도, 디자인을 할 때도, 다른 서비스와 연결할 때도 훨씬 유리하다는 걸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용과 표현을 구분한다는 것이 사실은 텍스트로 정확히 명시하는 방법입니다.
위지윅만으로 문서의 구조와 텍스트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제가 알기로는 아직은 마크업 언어가 유일해 보입니다.
요즘에 거의 마무리단계에 있는 HTML5의 마크업을 보면 section, article 등 문서구조를 명확히 하는 태그가 추가되었습니다.
HTML이 발전하다보니 결국 LaTeX과 닮아가는 것이지요.
내용과 표현의 분리에 이어 텍스트의 의미와 문서의 구조를 명확히 하려는 단계까지 온 것입니다. LaTeX처럼요.

이제 '저 문서' 얘기를 해볼까요?
저 문서는 번호가 매겨지고 일정한 형식을 갖추었군요.
제 생각엔 저 문서는 LaTeX으로 작성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저 문서에서 텔레비전 밑에 3D TV를 추가해야 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LaTeX에서는 아이템 하나 추가하면 되겠군요.
넘버링도 끝났고, 폰트, 글자색, 글자사이즈가 한 번에 끝났습니다.
이호재님이 만든 거 가져다 쓰기만 하면 됩니다.
이제 워드프로세서로 해보겠습니다.
스페이스를 몇 번 눌러서 들여쓰기를 한 후에 3D TV라고 씁니다.
앞에 번호 붙이는 걸 깜빡했네요. 이제 폰트를 선택하고 글자색을 바꾸고 글자사이즈도 바꿉니다.
워드프로세서도 어느 정도는 스타일 기능을 쓸 수 있다고 합니다만 그거 믿고 사용하기는 힘들지 않나요?
저런 문서는 LaTeX이 훨씬 효율적이죠. 비록 분량이 얼마 안된다 할지라도 말입니다.

메타님께서 염려하시는 부분은 이것입니다. 이 포맷을 고치고 싶은데 잘 아는 사람 외에는 고치기가 힘들 거라는 점이지요.
그런데 간단한 부분은 LaTeX에서 renewcommand 정도 써본 사람이라면 대충 손볼 수 있을 겁니다. 
만약 포맷을 전체적으로 뜯어고친다면 어떨까요?
정 못고치면 돈주고 사람을 쓰던가 해야겠죠. 
그런데 이걸 워드프로세서로 고친다면 금방 해결될까요?
위지윅이니까 누구나 쉽게 고칠 수 있을까요?
200페이찌 짜리 문서포맷을 바꾼다면 워드프로세서는 금방 될까요? 그 문서포맷을 기존 문서에 적용해서 새로 만들어야 할 때는 어떨까요?
제목은 궁서체 20pt 가운데 정렬, 장 제목은 아라비아 숫자를 붙여서 18pt로, 등등등 일일이 드래그해서 적용해야겠죠.
군대 행정병 출신들은 능숙한 단축키로 하면 되겠군요. 그래도 반복횟수는 똑같겠죠.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까요?

그런데 저 문서가 업무용이라면 포맷은 바뀔 일이 거의 없을테니 내용만 쓰기에는 워드프로세서와 별반 다를게 없지 않나요?
군대가보니 지난 달 문서 불러와서 텍스트만 조금씩 바꾸는 일을 하게 되더군요. LaTeX과 같지 않나요?
상급부서에서 내려온 문서 가져다가 텍스트만 바꾸는 겁니다. 우리 부서 누구도 그 문서 포맷을 만들지 않았지만 상급부서에서 요구하는 포맷 그대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LaTeX의 방식과 같지 않나요?
제가 다니던 체육관에서는 달마다 승단심사를 해서 그 결과를 게시판에 붙입니다. 지난달 문서 가져다가 월, 승단자 이름만 바꿉니다.
포맷은 지난 달 거 그냥 가져다가 쓰는 겁니다.
물론 메타님 말씀처럼 LaTeX에서는 뭘 좀 바꾸려면 수고가 필요합니다. 일단 검색도 하고 매뉴얼도 보고. 너무 동감합니다. ㅜㅜ
그런데 여기서의 수고는 워드프로세서에서 들이는 수고와 다릅니다.
워드프로세서의 수고는 순전히 노가다입니다. 10년이 지나도 별 수 없습니다. 느는 것은 단축키와 손목인대일 뿐, 일일이 드래그해서 설정해야하죠. 
하지만 LaTeX에서의 수고는 학습입니다. 한 번 배우면 계속 써먹을 수 있죠. 

LaTeX으로 작성된 문서의 99.99%가 정말 과학이나 공학분야의 논문인지 여부는 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논문 이외의 용도로는 LaTeX을 쓰지 않는 것이 정답이라는 말씀에는 전혀 공감할 수 없습니다.
작년에 회사에서 했던 눈물겨운 마우스와 스페이스키의 노가다가 떠오르네요.
LaTeX에 간단한 정규식이면 금방 끝낼 일을 3명이서 미친 듯이 했습니다.
들여쓰기 두 칸 하자고, 그림 사이즈 좀 늘리자고 직원 3명이 이거에 매달리는거야말로 회사 입장에서는 쓸데없는 지출아닐까요?
이런 노가다로 눈물이 앞을 가리기도 전에 팔목이 시큰거리는 경험은 많은 분들이 경험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무엇이든 잘 쓰려면 그만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합니다. 그것은 LaTeX이든 워드프로세서든 마찮가지지요.
그런데 10년 후의 모습을 보자면 LaTeX을 배운 사람은 자기가 바꾸고자 하는 부분을 수정해서 사용할 수 있겠지요.
워드프로세서는 어떤가요? 한글 2020버전(그 때까지 이 프로그램이 나올지도 불투명하지만)에서 단축키가 안바뀌길 바랄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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