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 게임 가운데 SET라는 이름의 게임이 있습니다. https://en.wikipedia.or지/wiki/Set_(game)

다음과 같이 네 가지 속성마다 세 가지 종류가 있어서 카드는 총 \(3^4=81\)장입니다.

모양: 둥근 막대(oval), 다이아몬드(diamond), 삐뚤빼뚤(squiggle)

색깔: 빨강, 초록, 보라

개수: 1, 2, 3

무늬: 비움, 줄무늬, 채움

어쩌다 이걸 TeX에서 TikZ로 그려볼 일이 생겼습니다. 이렇게요.

81개를 하나씩 그린다는 건 말이 안 되니, 이걸 속성별로 그리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카드 크기는 보통 1:1.4 정도 되는 것 같으니, 테두리를 그리는 건 간단합니다. 가로 2.8, 세로 2로 하고, 카드 위치를 인자로 해서 

\draw[rounded corners=2mm] (3.0*#1,2.2*#2) rectangle (3.0*#1+2.8,2.2*#2+2);

로 그립니다. 개수가 하나부터 셋까지니까, 위치를 잡기 위해 하나 가운데 하나(1,1)와 셋 가운데 둘(3,2)은 0이 나오도록 해서 출력 위치를 계산합니다.

\def\pos#1#2#3#4{({3*#1+1.4+(#4-(#3+1)/2)*.8},2.2*#2+1)}

이 명령은 왼쪽에서 #1 번째, 위로 #2 번째 카드에 그려질 #3 개 모양 가운데 #4 번째의 출력 위치를 알려줍니다.

둥근 막대를 어떻게 다룰지 먼저 생각했습니다. 모양 하나는

\def\oval{(-.2,.4) -- (-.2,-.4) arc (180:360:.2) -- (.2,.4) arc (0:180:.2) -- cycle}

로 그립니다. 이제 \draw[shift={\pos{...}}] \oval로 여러 개를 그릴 수 있습니다. 현재는 무늬 없는 모양이 그려지겠지요. \diamond는 좌우폭을 \oval보다 조금 크게 했습니다. \oval과 똑같은 폭으로 그리면 너무 좁아 보여서요. 곡선으로 이루어진 \squiggle은 어떻게 그릴지 고민스러웠는데,

\draw plot [smooth cycle, tension=.5] coordinates {(0,.59) (-.17,.6) (-.2,.5) (-.15,.4) (-.1,.2) (-.2,-.4) (-.12,-.55) (0,-.59) (.18,-.6) (.2,-.5) (.15,-.4) (.1,-.2) (.2,.4) (.12,.55)}}

로 그렸습니다. 이렇게 하면 coordinates 인자로 주어지는 점들을 지나는 곡선이 그려집니다. 정말 대충 몇 개 점 잡고 tension만 조절했기 때문에 원본 SET 게임에 그려진 모양과는 많이 다릅니다.

이제 줄무늬를 어떻게 할까 고민이 됩니다. 아마 TikZ에서 [pattern=horizontal lines] 옵션을 이용하는 것이 일관성 있는 해결책일 텐데, 문제는 수평선 사이 간격 조정이 안 된다는 점과, 무늬 없는 상태와 속을 채운 상태를 따로 처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pattern을 새로 설정하면 될 텐데, 이 부분이 너무 복잡해서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무늬 없는 것과 속을 채운 것은 간단히 되니까, 줄무늬만 따로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clip \oval로 둥근 막대 안쪽만 그려지게 설정한 다음 \foreach 명령으로 가로줄을 연속해서 그립니다. 이렇게 하면 y축 증가량을 바꾸어서 줄무늬 간격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세 가지 무늬에 대해 \ovaloutlined, \ovalstriped, \ovalsolid 세 개로 명령을 만들면, \diamond, \squiggle에 대해서도 똑같이 해야 하니, 비슷한 명령을 세 개씩 만들어서 따로 쓰는 건 아무래도 번거롭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어차피 그리는 대상만 다르고 처리하는 방식은 똑같으니, \outlined, \striped, \solid로 명령 세 개를 만들고, 각각에서 \oval, \diamond, \squiggle을 처리하게 만들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outlined{위치}{\oval}{색깔}로 둥근 막대를 그리게 했습니다.

\def\outlined#1#2#3{\draw[shift={#1},#3,ultra thick] #2;}

명령어 \oval을 두 번째 인자로 넘겨주자는 아이디어였습니다. \solid와 \striped도 같은 방식으로 정의합니다.

\def\solid#1#2#3{\filldraw[shift={#1},#3,ultra thick] #2;}

\def\striped#1#2#3{\draw[shift={#1},#3,ultra thick] #2; \begin{scope}\clip[shift={#1}] #2; \foreach \y in {-.6,-.5,...,.6} \draw[shift={#1},#3] (-.5,\y)--(.5,\y);\end{scope}}

이제 카드 한 장을 그리려면 총 여섯 개의 인자를 넘겨 줍니다. 가로 위치, 세로 위치, 모양, 색깔, 개수, 무늬.

\def\SETcard#1#2#3#4#5#6{

...

}

이 명령에서는 개수만큼 그림을 그려야 하므로,

\foreach \cnt in {1,...,#5}

로 반복하도록 설정하고,

#6{\pos{#1}{#2}{#5}{\cnt}}{#3}{#4}

를 수행합니다. 여섯 번째 인자 #6 자체를 명령으로 수행한다는 게 재미있습니다.

예를 들어, \SETcard{2}{0}{\diamond}{red}{2}{\striped}를 실행하면 내부적으로는 \diamond를 \striped 명령에 인자로 넘겨서 두 번 그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