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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글 출판 도구로서의 텍의 위치
2010.06.02 15:19
최근에 새로운 환경에서 일하면서 제목의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넓히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텍은 소수 그룹에 속하지 않습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텍을 쓰기 때문이 아닙니다. (얼마나 많은 책들이 텍으로 만들어지는지 알아보고 싶었지만 구글링에 실패했습니다.) 너무나 많은 출판 도구들이 있어서 거의 모두가 다 소수 그룹에 속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탁상 출판 시스템의 출현으로 출판이 더 이상 전문가만의 영역으로 남지 않게 되었다. 종래의 출판 기준에 부합하든 그렇지 않든 책과 유사한 것들을 누구나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다.
2. 웹의 출현으로 종이 이외의 다양한 매체가 출판에 도입되었다. HTML, 플래시, MPEG, JPEG (부산물이기는 하지만 그림 포맷으로 만든 전자책도 있습니다).
3. 쿽, 인디자인, 프레임메이커, 워드 뿐만 아니라 드림위버, 플래시 관련, XML 관련, MPEG 관련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출판 방법과 도구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공항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디스플레이는 기존의 광고지, 카타로그, 브로슈어 등 소책자를 대신합니다.
여기에서 (최근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새로 출현한 것들의 두드러진 공통점은 비주얼입니다.
문자 단위의 정보를 전달하기보다 페이지 단위 또는 이미지 단위의 인상을 전달하는 데에 더 촛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디자인에서 말하는 타이포그래피와 텍에서 말하는 타이포그래피는 질적으로 다릅니다. 인디자인의 타이포그래퍼들은 줄간이나 자간에는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들은 레이아웃에 더 많은 관심을 갖습니다. 텍 사용자들은 차례에서 페이지 번호를 절 제목 앞에 두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디자인의 디지이너들을 흥미롭고 매력적인 시도로 간주합니다.
그러므로 텍, 워드, 인디자인은 흔히 같은 목적의 도구라고 생각되지만 (그래서 비교하기도 하지만) 실은 전혀 다른 도구입니다. 정보의 성격, 분량, 독자 대상 등에 따라 도구를 선택하는 것이 맞습니다.
좀 부정적이라고 생각되는 비주얼의 영향은 산세리프의 만연인데, 이것은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이해됩니다. 아시다시피 세리프가 산세리프보다 가독성 면에서 더 좋다고 얘기합니다. 많은 정보를 전달할 때 그렇습니다. 웹 기반의 수 많은 출판물을 보면 세리프를 찾아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것은 상대적으로 적은 정보를 전달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모니터에서는 산세리프의 가독성이 더 좋기 때문입니다. 모니터에서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어디에나 무차별적으로 산세리프 폰트를 쓰려는 성향을 갖게 된 것입니다.
텍은 계속 소수자의 위치에 머무를 것입니다. 플래시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무진장 싫어하지만 포르노 사업자들이 아주 좋아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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