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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글 PDF, HTML 그리고 ePub
2020.05.13 16:38
비교적 최신(?) 기술인 lwarp를 시험삼아 돌려봤습니다. 십수 년 전에 latex2html도 써 봤지만, 신형 아이패드나 맥북이 나올 때마다 처음에 느꼈던 것과 비슷한 정도로 여전히 감동하듯이, 그런 변환의 결과가 제대로 나올 때마다 신기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개인적으로 또는 업무에서 HTML과 PDF를 동시에 만드는 작업을 몇 차례 해봤습니다. 텍 기반이 아닌 다른 서너 가지 마크업 언어도 해봤습니다. 기대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끙끙대며 시도하는 내내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도대체 왜 둘 다 만들려 하는 거지?"
저는 문서 포맷이 독자 취향에 달린 문제라고 보지 않습니다. "나는 HTML이 좋으니까 HTML로 받아봤으면 좋겠다"고 우기는 독자는 없습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읽는 것을 싫어하고, 호기심 때문에 또는 의무적으로 읽어야 하는 사람들은 문서 포맷을 가리지 않습니다.
어느 포맷이 적절한지는 메시지나 정보를 제공하려는 사람이 독자들이 그것을 얼마나 빨리 그리고 깊이 이해하길 기대하는지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서 포맷 사이에서 기능적 차이점들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이를테면, 이제는 MathJax 덕분에 HTML 문서에서도 미려한 수식을 만들 수 있습니다. ePub은 그 점에서 아직도 문제이긴 합니다만. ePub의 장점은 reflow와 독자들이 폰트 크기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는 것 따위인데, 요즘에는 그것들이 더 이상 장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태블릿은 물론이고 스마트폰들도 FHD 이상의 해상도를 제공하니까요. 하드웨어 만세!
"알겠고, 그래도 난 HTML, PDF 둘 다 원해." 이렇게 갑님이 요구한다면, 어떤 방법을 시도해야 할까요? 원고를 텍으로 작성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lwarp가 최선의 선택임을 반박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원고가 특정 포맷으로 제약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 여러 선택지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꽤 많은 방법들이 있을 터인데, 분명한 것은 어느 것을 선택하든 그 과정은 고통스럽고 결과물은 흡족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라면 가아아~장 덜 고통스러운 방법을 (권한이 있다면) 선택하겠습니다. pdf2htmlex는 더 이상 개발되지 않지만, 최종 버전에 아쉬울 게 전혀 없습니다.
http://www.ktug.org/public/lshort/lshort-ko.html
혹자들은 이 문서가 무늬만 HTML이라고 논박하겠지만, 어떻든 분명 HTML입니다. HTML의 가장 큰 장점이 웹 브라우저로 볼 수 있다는 것임을 유념해야 합니다.
결론: 둘 다 어떻게 만들지 고민할 시간에 내용을 어떻게 더 홍익스럽게 꾸밀지 고민하자!
링크하신 lshort-ko가 최신판이 아니네요. github 버전과 texlive 버전의 차이는 "xetexko의 기본 글꼴이 '나눔글꼴'이다"라는 문장이 '은글꼴'이다로 수정된 정도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