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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hoze

그 오래 전 논쟁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은 사과의 대상이 아니니 여기에 댓글을 남기지 않을 테고, 당사자라 생각하는 사람도 "사과를 받겠다, 못 받겠다" 응수하는 것이 할 만한 노릇은 아니어서 여기에 아무런 답도 아니 달리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아무 답도 주어지지 않는 것 또한 이상한 모양새처럼 비쳐질 수도 있을 듯하여 제가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누구인지 알려져 있기 때문에 불쾌했을 수 있다고 보신 것 같은데 그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사과할 만한 일은 아니었으나 불쾌감을 느낀 사람들이 여럿 있다는 것이 또한 사실이라고 봅니다.

무엇이 불쾌감을 일으켰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당시 하신 말씀이 "텍이 그다지 좋은 것이 아니다"로 들렸습니다.

이를 두 가지로 풀어보고자 합니다.

누구나 자기 생각은 표현할 수 있는 것이고, 어쩌면 텍이 정말 좋지 않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누구나 자기 선택이 부정당하면 불쾌감을 느낍니다.  소나타를 뽑았는데, 그 차 주인이,  "넌 인터넷도 안 보냐? 현대차가 괜히 흉기차라 그러는 줄 알아? 현대차는 알루미늄 호일이야. " 이런 말을 들었다면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 말을 하는 사람이 소나타를 탄다고 해도 유쾌할 리 없습니다. 차를 물릴 수도 없고 실존적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니 자기 선택에 대한 부정을 부정하게 됩니다. 짜증 섞인 반응을 하게 되죠.

이것이 저의 첫째 해석입니다. 둘째는 이렇습니다. 소나타가 아니라 람보르기니를 뽑았는데 람보르기니가 좋은 차가 아니라는 말을 듣습니다. 불쾌감을 넘어 기괴함을 느끼게 됩니다. 만약 너무 비싸서 좋은 차가 아니라고 하면 수긍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기술적으로도 좋은 차가 아니라고 하면 용납하기 어렵습니다. 람보르기니는 분명 기술적으로 아주 좋은 차니까요.

텍이 기술적으로 좋지 않다고 누군가 주장하면 저는 언제든 그 반대 편에서 다툴 것입니다. 텍은 분명 기술적으로 훌륭합니다. 대중적으로 성공했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기술적으로 좋지만 대중에게 외면당했거나 또는 그 정반대인 사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텍이 기술적인 측면에서  좋지 않다고 주장하려면 기술적인 근거를 대야 하는데 당시 논증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다른 글에서 Early Adopter와 Late Majority의 차이에 대해서 재미삼아 얘기했습니다. 텍 사용자들 사이에서 그런 구분이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그런데 다수의 워드 프로세서 사용자들에 견주어 보면,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문서 작성에 별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의 시각에서 보면 모든 텍 사용자들은 좋게 말해 Innovator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geek이나 nerd입니다. 그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 그 때의 논쟁은 요상하거나 쓸데없는 것이었을 듯합니다.


아무튼 논쟁에 대한 우리의 자세는 열려 있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사지선다 때문인지, 논쟁에 참 익숙치 않은 것 같습니다. 제 아내가 제게 곧잘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은 어째서 항상 도 아니면 모야?" 제가 보기엔 제 아내도 그렇습니다.


"사과"가 그렇게 필요한 일도 아니었지만, 이렇게 의사를 표시한 것은 존중받아야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나이듦이 주는 지혜와 태도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메타님의 이 글이 다른,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가치있게 읽히기를 바랍니다. (저보다 젊은 사람들이 별로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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